[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고용노동부가 지난 1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30대 청년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장수농협을 대상으로 과태료 6700만원을 부과했다.
고용부는 지난 1월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장수농협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한 결과, 총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고용부는 이번 특별근로감독에서 고인에 대해 다수 상급자의 직장 내 괴롭힘과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확인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다수의 상급자가 고인에게 면박성 발언을 하거나 '킹크랩을 사 오라'고 하는 등 사망 직전까지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
고용노동부 정부세종청사 전경 [사진=고용노동부] 2022.10.26 swimming@newspim.com |
고인이 괴롭힘 사실을 사측에 신고한 이후에는 고인에게만 전례 없이 서면으로 부당한 업무명령 및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는 등 근로기준법이 금지하고 있는 불리한 처우도 있었다.
또한 고인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사측은 가해자와 지인 관계인 공인노무사를 선임하고,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는 등 편향적인 조사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결론내렸다. 이는 관련자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그밖에도 장수농협은 조기출근에 대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4억원이 넘는 '공짜 노동'과 1주 12시간 연장근로 한도를 총 293회 위반하는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도 다수 발견됐다.
고용부 전주지청은 특별근로감독 결과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형사입건 6건, 과태료 총 6700만원 부과 등의 법적조치를 했다.
또 괴롭힘 행위자 4명에 대해서는 사측에 징계를 요구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공인노무사법상 성실·비밀엄수 의무 등 위반을 이유로 해당 공인노무사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청년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해 사측이 편향적으로 조사하여 사실을 은폐하고 오히려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노동 현장에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며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농협·수협에 대한 기획감독도 엄정히 실시하고 결과를 국민에게 상세하게 알릴 것"을 지시했다.
이 장관은 이어 "정부는 성공적인 노동개혁은 국민의 신뢰를 기초로 가능한 만큼 노사를 불문하고 불법행위에는 철저한 근로감독을 통해 단호하게 대응, 청년 등 취약계층의 노동권을 제대로 보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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