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휴젤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보툴리눔 톡신 미국 진출이 무산됐다. FDA 실사뿐 아니라 ITC에서 균주 도용 논란에 대한 판결도 고려해야 해 휴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젤의 보툴리눔톡신 '보툴렉스(미국명: 레티보)' 진출이 한번 더 무산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휴젤 공장 실사 이후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휴젤은 지난 6일 FDA로부터 허가 심사 결과를 받고 보툴리눔 톡신을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부정적인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로고=휴젤] |
이번은 휴젤의 두번째 실사에 해당한다. 휴젤은 지난 2021년 4월 FDA에 레티보의 품목허가를 신청했고 8월 현장실사를 받았으나 지난해 3월 보툴리눔 톡신과 관련된 보완요구 서한(CRL)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10월 FDA에 품목허가를 재신청했는데, 6개월 후 두번째 연기 소식을 받아든 것이다.
휴젤 측은 올해 매출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툴리눔 톡신의 FDA 허가를 실적 전망치(컨센서스)에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휴젤은 1년 내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FDA는 서류를 받은 지 6개월 이내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만큼 휴젤 보툴렉스 미국 진출은 내년 10월 이후로 점쳐진다.
문제는 휴젤이 관여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과 휴젤 미국 진출 시기가 겹칠 경우다. 메디톡스는 지난 2022년 3월 휴젤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며 ITC 소송을 제기했다. 그동안 ITC 일정은 미뤄져 왔으나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국가핵심기술 자료 2건을 승인하면서 조사가 재개됐다. 최종 판결은 내년 말이나 내후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휴젤이 ITC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미국 영업 및 판매에 문제가 없다. 다만 1년 6개월 후 미국에 진출한 후 ITC 소송에서 질 경우, 올해 미국 판매에 나서는 것보다는 판매 기간이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FDA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8년 5월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나보타' 역시 FDA의 자료 보완 요구를 받았으나, 같은해 8월 자료를 제출한 후 미국 시장에 곧바로 진출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FDA 보완을 두 번 받는 건 횟수가 조금 많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FDA 보완을 2번 받아 성공한 경우에는 한미약품의 바이오의약품 신약 '롤론티스'가 있으며, 4년 만에 미국에 진출했다.
휴젤 관계자는 "미국 허가에 관한 불필요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CRL 수령 사실을 미리 발표했다"며 "레티보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FDA와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43개국에 진출한 휴젤은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 주요 11개국에서 톡신을 승인받았다. 연내에는 나머지 유럽 25개국에 품목허가를 획득한다는 방침이다. 캐나다와 호주는 각각 지난해 6월 캐나다 연방보건부(Health Canada), 11월 호주 식품의약품청(TG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해 올해 론칭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보툴렉스의 매출액은 1607억원이었으며, 제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5%에 달했다.
hell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