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외교부는 21일 정부군과 반군이 무력충돌 사태를 빚고 있는 수단에 위기경보 4단계(심각)를 발령하고, 군 수송기 급파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15일 수단 내 군부간 교전 사태가 발생한 직후 재외국민대책반을 설치·운영하면서 재외국민 안전 상황을 매일 점검해왔다.
[하르툼 신화사=뉴스핌] 주옥함 기자 = 현지시간 18일 수단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로 수도 하르툼 한 거리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3.04.19 wodemaya@newspim.com |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공관원 포함 재외국민 26명은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그간 박진 장관이나 이도훈 2차관 주재로 매일 공관, 관계 부처, 주변국 및 우방국과 함께 ▲상황 공유 및 정세 분석 ▲재외국민 안전 확보 방안 ▲긴급시 교민 대피·철수 가능성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 등을 검토해왔다.
외교부는 이날 국가안보실 주관 관련부처 긴급회의 후 위기경보 4단계(심각)를 발령하기로 결정하고, 기존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본부장을 장관으로 하는 재외국민대책본부로 격상했다.
아울러 군 수송기 급파를 지원하고, 재외동포영사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기로 하는 등 재외국민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우리 정부는 수단 내 무력충돌 관련, 수단에 체류하고 있는 재외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군 수송기(C-130J) 및 관련 병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수단내 교전이 지속되고 있고 우리 국민들이 거주하는 수도 카르툼 공항이 폐쇄된 상황으로, 우리 수송기 및 병력은 인근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대기하며 현지사황을 예의주시히면서 철수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철수 작전에는 C-130J 조종사, 정비사를 비롯해 경호요원·의무요원 등 50여 명의 병력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 수송기가 수단에 도착하기까지는 24시간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가안보실로부터 수단 수도 카르툼에서 진행중인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간의 교전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보고받고 재외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임을 강조하며 다각도로 대책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재외국민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라"며 외교부와 국방부 등 관련 부처가 '군 수송기 급파'를 포함한 대책을 신속히 추진토록 지시했다.
국가안보실은 관련 부처 긴급 대책회의를 실시하면서 24시간 범정부차원의 대응체계를 가동해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관련 대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 15일부터 내란이 벌어진 수단에선 정부군과 반군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17일에는 수단에서 미국 외교관 차량이 공격받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현재 사망자만 330명에 달하며 부상자는 32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과 반군은 지난 18일 오후 6시부터 24시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에도 산발적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수단 정부군과 반군인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충돌은 군부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반군 RSF 수장 무함마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의 권력 다툼에서 비롯됐다.
두 사람은 30년 가까이 수단을 통치했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을 축출한 동지였으나, 쿠데타 이후 10만명 규모인 RSF를 정부군에 통합한 뒤 새 군대의 통솔권을 누가 점할지를 두고 갈등을 빚었다.
RSF는 군 통합 시점을 10년 뒤로 연기하길 원했지만 군부는 2년 안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 합의로 군 통수권을 분점했던 2년의 유예기간이 끝난 시점에 결국 이들의 불안한 동거가 마침표를 찍으며 유혈사태로 이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명을 통해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에 즉각적인 휴전과 의료진, 환자, 구급차 이동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 개설을 촉구했으나, RSF 사령관이 협상 불가 입장을 밝히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