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하늘길이 열리며 한 달 기준 외국인 관광객 규모가 100만명 수준을 회복했다. 내수 침체와 실적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유통업계는 '반가운 손님' 맞이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백화점 점포의 외국인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로 성장률 둔화에 직면한 백화점 업계 입장에서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은 반가운 손님이다. 이에 백화점 업계도 관광 활성화에 팔을 걷어부쳤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다.[사진=뉴스핌 DB] |
2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명동 상권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지난 3월 외국인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20%, 824% 증가했다.
명동 상권과 가까이 위치한 두 점포는 다른 점포 대비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이 10% 수준에 달한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신세계백화점 본점보다 높은 비중일 것으로 추정된다. 두 점포 모두 매출 1조 이상의 점포인 점을 감안하면 1000억원 이상이 외국인 매출인 셈이다.
신흥 관광 명소로 떠오른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더현대 서울의 지난 3월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38% 올랐다. 더현대 서울은 아이돌 굿즈 팝업 등을 진행하며 해외 K-팝 팬들의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 매출이 회복세에 접어들자 백화점 업계도 관광객 유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시와 함께 '명동 페스티벌'을 열고 명동 상권 살리기에 나섰다.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5월 7일까지 백화점에서 5만원 이상 구매 시 명동 40여개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더현대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모습.[사진=현대백화점] |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과 압구정 본점, 무역센터점 등 서울 강남권 주요 점포에 외국인 전용 컨시어지 데스크, 안내 키오스크 등을 확대 설치하고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어 안내 서비스 1330'을 도입했다. 통역 등 전문 인력도 확충한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선 이유는 고물가와 해외 여행 증가로 내국인 소비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사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작년 1분기 증가율 대비 4분의 1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에 대한 기대감으로 패션과 명품 등의 매출이 크게 늘며 3사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17.6%를 기록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전체 점포로 보면 비중이 크진 않지만, 백화점 매출 신장세가 둔화된 상태에서 외국인 관광객 매출 증가는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