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애플 협력 업체인 대만의 폭스콘(富士康·훙하이정밀)이 세계 최대 애플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신사업 본부를 설립했다. 로봇·전기차·배터리 분야 진출 의지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다.
25일 중국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폭스콘은 이날 정저우에서 폭스콘 신사업 본부 현판식을 가졌다. 류양웨이(劉揚偉) 회장은 "전략적 산업을 향해 전력질주할 것"이라며 "허난성에 '새로운 폭스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폭스콘이 신성장동력 육성 등과 관련해 정저우와 일련의 중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신사업 본부를 설립한 것은 폭스콘과 정저우시 간 또 한 번의 전략적 협력이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사업 본부는 폭스콘이 장기 발전을 위해 추진할 '3+3 전략'의 핵심 기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3+3'은 전기차와 디지털 헬스케어·로봇의 3대 신산업과 인공지능(AI)·반도체·차세대 이동통신' 3개 신기술을 가리킨다.
허난르바오(河南日報)는 신사업 본부에는 로봇산업 발전센터와 전기차 제조 센터·배터리기술 연구센터 등이 들어설 것이라며, 전기차 및 로봇 사업을 위한 생산라인도 설치도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폭스콘이 허난성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서 늘릴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허난성 정부 역시 폭스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폭스콘과 공급망에 포진한 협력 파트너들이 허난성에 투자하고 최적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신사업 본부를 폭스콘 글로벌 혁신 및 산업 배치의 핵심 기지로 구축해 허난성 현대화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사업 본부와 허난성은 신규 산업 발굴, 발전 계획 수립, 핵심기술 연구, 투자 관리, 신규 사업 인큐베이팅 등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폭스콘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는 직원 [사진=블룸버그] |
류량웨이 회장은 앞서 올해 2월 전 세계 아이폰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을 방문했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생산 재개 상황을 확인하고자 한 것에 더해 현지 투자 확대를 위한 허난성과의 의견 조율을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저우 공장 내부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정저우 공장은 지난해 10월 봉쇄를 겪었다. 노동자들의 집단 탈출 사태가 일어나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시에도 허난성 정부는 폭스콘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다. 집으로 돌아간 폭스콘 노동자들이 공장에 돌아가도록 설득함과 동시에 전담반을 편성해서 직접 노동자를 모집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각 마을(村)에 폭스콘 지원 인력 규모를 할당했다.
허난성 정부의 이 같은 지원은 현지 경제와 산업에 있어 폭스콘이 중요한 영향력을 갖기 때문이다.
자료에 따르면 정저우시 전자정보산업 규모는 폭스콘 공장 건설 전 200억 위안에서 2021년 5000억 위안(약 3조 8602억원)으로 급증했다.
폭스콘이 정저우에 자리잡은 뒤 중싱(中興)·촹웨이(創維)·오포 등 관련 공급망에 포진한 기업 300여 개가 잇따라 정저우에 입주했고, 정저우는 글로벌 최대 스마트 단말기 산업기지로 부상했다.
폭스콘 공장이 입주해 있는 항쿵강구의 전자정보(IT)산업 규모는 4110억 위안, 정저우시 전체 IT 산업 대비 8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2020년 폭스콘 정저우공장의 매출액은 316억 4000만 달러(약 42조 원)으로 이 역시 정저우 전체 수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이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