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오는 2~3일(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이번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길 바라는 시장에 충격이 될 만한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는 월가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물가와 고용 시장 내 열기가 완전히 식지 않은 만큼 시장과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5.0~5.25%로 25bp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 여부나 인상 폭보다 이목이 더 집중된 이슈는 금리 동결 및 인하에 관한 시점이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섣부른 기대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이미 '동결→인하'에 맞춰진 포커스
지난 3월에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8명 중 과반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한 뒤 동결하는 방향으로 경제 상황을 바라봤다.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한 메스터 총재도 최근 인터뷰에서 "긴축의 여정이 출발점보다는 종착점에 훨씬 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듯 시장은 이번이 마지막 인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비교적 잠잠하던 은행 위기 우려가 최근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문제로 다시 불거졌던 점도 연준 긴축 종료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한국시간 기준 2일 오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올릴 가능성은 92.2%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시장은 이번 금리 인상을 끝으로 7월이나 9월까지 금리를 동결한 뒤 다시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다.
한국시간 기준 5월 2일 오후 기준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상 가능성 [사진=CME그룹 데이터] |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에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린 뒤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을 마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의 달러 약세 베팅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에 의하면 4월 25일 현재 헤지펀드와 다른 대형 투기 세력들은 주요 통화 대비 달러 하락 베팅을 7만계약 이상으로 확대했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최대 규모다.
◆ 매파 확인 시 '시장 충격'
연준의 잇따른 긴축과 은행 위기 등에도 비교적 평온을 유지하던 시장은 이번 FOMC에서 뜻밖의 매파 기조가 확인될 경우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1일 마켓워치는 이미 미국 경제와 금융 시장 내에 다각도로 리스크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라 예상 밖의 FOMC 결과가 나왔을 때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봤다.
물론 '동결'이란 의외의 결정이 내려진다면 시장에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될 수도 있다.
아넥스 자산은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제이콥슨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다면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로 투자자들이 뛰어들기 적합한 기회일 수 있고, 두 시장이 앞으로 6개월 정도 랠리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테랑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과거에도 연준 정책 변화가 무조건 증시 랠리로 이어지진 않았다면서 섣부른 랠리 기대를 경계했다.
제이콥슨은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 위기가 임박했으며, 연준 결정과 맞물려 주식 시장이나 신용 스프레드가 크게 변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메리베트 시큐리티스 미국 금리대표 그레그 파라넬로는 "이번 FOMC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연준이 금리를 25bp 올리면서 동결 신호를 보내지 않을 경우 시장은 이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넬로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동결 의지가 확인될 때까지 관망세를 취하며 현금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월가 대표 비관론자인 마이크 윌슨 모간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연준이 올 하반기 중 금리 인하에 나서길 고대하고 있는 미국 증시 투자자들이 FOMC 회의 종료 이후 실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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