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최근 미국 은행들의 주가가 급락세를 지속하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복분을 거의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서는 여기서 더 떨어질 경우 증시 전반에 불길한 징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퍼스트리퍼블릭이 무너진 뒤로 은행에 대한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 투자자들이 금융주를 내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S&P500 금융주 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피크 수준 아래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지수는 2021년 이후 줄곧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중반의 510을 웃돌았고 지난 금요일에는 536.83까지 떨어진 상태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사진=블룸버그] |
로펠자산운용 헤지펀드 매니저 짐 로펠은 금융쥬 지수가 지난 2007년 피크 수준 아래로 내려간다면 증시 전반에 불길한 징조가 될 것이라면서 "은행주가 떨어질 때는 강세장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주가 하락하는 증시는) 마치 콘크리트 블록을 다리에 매달고 뛰어야 하는 육상선수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증시를 낙관하지만 현재는 현금이나 금 투자와 같은 방어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체는 지난주 뉴욕 증시가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로 급락했다가 금요일 과매도 판단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는 등 급격한 변동성을 연출 중이나 당장은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는 중소 지역은행들의 주가 폭등에 힘입어 1~2% 수준의 랠리를 펼쳤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저가매수 견인차였던 개인 투자자들이 이번에도 은행주 낙폭이 지나치다는 판단에 매수를 서두른 결과다.
JP모간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수요일까지 개인들은 뱅크오브아메리카,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소파이 테크놀로지스 등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지역은행 위기가 계속돼 대출이 급격히 줄어들 경우 침체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매체는 개미 투자자들이 이러한 상황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 중단에서 나아가 이르면 7월 통화 완화를 시작할 것이란 베팅까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래퍼 탱글러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낸시 탱글러는 투자자들이 은행주에 다시 발을 들이는 것이 지나치게 성급하다면서, 그보다는 금리 인하에 득을 볼 수 있는 기술주나 소비자 관련주가 낫다고 조언했다.
탱글러는 "은행주들 일부를 추격매수하는 것은 스마트하지 않은 선택"이라면서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고) 떨어지게 놔둬야 한다"고 말했다.
어드바이저스 자산운용의 스콧 콜리어는 증시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면서 S&P500지수가 3600 밑으로 내려가야 증시를 낙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상승장에서는 금융주들이 증시를 이끌어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