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2시간도 놀다 갈 수 있을 겁니다."
69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와인부터, 만원 이하의 초저가 와인까지. 프랑스, 미국산 와인부터 헝가리산 와인까지. 국내에서 최대 구색을 갖춘 이마트 와인 전문점 '와인클럽'이 지난 4일 스타필드 하남 지하 1층에 문을 열었다.
이마트 와인 전문점 와인클럽 매장 입구.[사진=노연경 기자] |
◆초고가부터 초저가까지…최대 구색 7000종 갖춰
오픈 첫 주를 보낸 지난 12일 와인클럽 매장에서 만난 명용진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이마트 안에 있는 와인매장과는 완전히 다른 매장을 만들고 싶었다"며 "해외 와인숍을 방문했을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와인클럽 매장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와인클럽의 상품 수는 7000여 개, 판매가로 따지면 70억원 물량이다. 와인 산지도 다양하다. 프랑스, 미국 등 와인 산지로 유명한 곳부터 국내에는 많이 수입되지 않는 헝가리산 와인까지 총 17개국에서 수입한 와인을 갖추고 있다.
명 바이어는 와인클럽이 이렇게 다양한 구색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마트가 와인 할인 행사인 와인장터에서 일주일간 판매하는 매출이 100억원가량"이라며 "이마트의 구매력을 기반으로 다양한 와인을 들여올 수 있었"고 설명했다.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샴페인 판매 매대다. 프랑스 상파뉴 지역의 대표 샴페인이 진열 '샴페인존'의 길이는 총 16미터, 360종의 샴페인을 갖추고 있다.
옆으로는 차 한대 값과 맞먹는 수천만원대의 와인들이 있는 'GCC 프리미엄 셀러룸'이 있다.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셀러룸은 와인 보관에 최적화된 온도 15도를 유지하는 탓에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온도가 느껴졌다.
와인클럽 GCC 프리미엄 셀러룸.[사진=노연경 기자] |
셀러룸에서 가장 비싼 와인은 와인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DRC 로마네 꽁띠 그랑크뤼 2017'이다. 재고가 딱 한 병밖에 없으며, 가격은 차 한 대 값과 맞먹는 6900만원이다. 고가 와인 애호가들이 셀러룸에서 구매하는 단가는 일반적으로 1~2000만원가량이라고 한다.
셀러룸에서 나와 매장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익숙한 와인들이 보인다. 국내 가장 많이 소비되는 품종들로 구성된 '아울렛형 와인 존'이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이 큰 매대를 차지하고 있다.
명 바이어는 "한국인들은 유명 와인 산지인 유럽보다 묵직하고 찐득한 와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바닐라향이나 우디향이 느껴지는 와인을 가장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시음하고 강의듣고…즐기는 와인 매장
이마트는 즐길 거리가 있는 와인 전문매장을 만들기 위해 체험요소에도 신경을 썼다. 와인전문가들의 강의가 진행되는 와인 랩(LAB)이 대표적이다. 와인랩은 다음 주 와인 메이커 방한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방침이다. 수업 프로그램은 계속 구상 중이며, 강의는 무료로 운영한다.
명용진 이마트 주류 바이어가 와인클럽 와인랩 안에서 취급 와인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매장 중앙에 위치한 테이스팅 존도 대표적인 체험 공간이다. 해외 와인숍에선 와인 잔 하나를 구매해 원하는 양만큼 와인을 먼저 시음해 보는 문화가 일반적이지만, 국내에선 이렇게 잔으로 시음해볼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국내 주류법상 와인 매장은 시음 행사를 제외하면 주류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56종의 와인이 있는 테이스팅 존은 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 와인을 구매해 시음해 보는 게 가능하다. 만원 단위로 카드를 충전하고 원하는 만큼 따라 마시면 밀리리터(ml)당 값이 매겨지는 식이다.
와인클럽은 와인만 취급하진 않는다. 면세점 주류 매장을 떠올리게 만드는 위스키 매대는 각종 한정판 위스키부터 칵테일을 만들 때 사용하는 리큐어(liqueur) 종류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이날 매장에서 조니워커블루라벨 쥐띠와 개띠 한정판을 구매한 김고겸씨는 "가족들의 띠에 맞춰 위스키를 선물하고 싶어서 수원에서부터 찾아왔다"고 말했다.
최근 와인과 위스키의 매출이 증가하며 대형마트들은 와인 전문매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잠실 롯데마트를 리뉴얼하며 와인 전문 매장 '보틀벙커'를 만들었다.
명 바이어는 "대형마트 3사의 와인 매입 물량에서 이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 넘는다"라며 "이마트의 바잉 파워로 다른 곳보다 더 다양한 구색,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클럽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