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경제 지표가 경기 회복 동력 약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금리 인하와 같은 경기 부양책 필요성이 언급되지만 당장은 금리 카드를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 내 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5월 초부터 2주간 발표된 4월 경제 지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뿌렸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경기 위축'을 나타냈고, 해관총서가 발표한 수입액은 전달보다 9.7%, 전년 동기 대비로는 7.9% 감소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1%에 그쳤다. 전월(+0.7%)과 예상치(+0.3%)를 모두 밑돌면서 2021년 2월(-0.2%)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3.6%를 기록하며 10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유동성을 반영하는 신규 사회융자총량은 1조 2200억 위안(약 234조 39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9079억 위안 이후 6개월 만의 최저치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졌다. 인민은행이 지난 3월 지급준비율를 내렸음에도 경기 회복세가 더딘 만큼 보다 적극적인 부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시중 은행 예금 금리 인하가 허용됐다는 점도 MLF 등 금리 인하 가능성을 키웠다.
14일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15일 발표하는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10BP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첫 인하가 될 것이며 당시와 같은 폭의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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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5일 인민은행은 1년 만기 MLF 금리를 종전의 2.7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달 대출우대금리(LPR) 역시 동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LPR은 시중 은행이 최우량 고객에 적용하는 대출 최저 금리의 평균치다. 18개 시중 은행이 보고한 우대금리를 취합한 뒤 MLF 금리와 융자 비용 등을 함께 고려해 인민은행이 매월 20일 전후 고시한다. 1년 만기 LPR은 신용대출·기업대출 등 금리 산정 기준이 되고, 5년 만기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중국 내부에서는 당분간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가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티모시 모에(Timothy Moe) 골드만삭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3%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한 뒤 올해는 6%에 달하는 성장률을 실현할 것이라 믿는다"며 "다수 시장 조사업체들 의견에 따를 때 최근의 경기 지표가 다소 부진했음에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최소 5.5%를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이미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고, 자금 비용이 경기 회복 저해의 주요 원인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5월 금리를 25BP 인상하는 등 해외의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향후 경기 회복세가 더욱 약화할 가능성 등도 금리 인하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언급된다.
노무라증권 애널이스트 루팅은 "중국 정부는 가계 및 민간 부문, 다국적기업 자신감 진작에 주목할 것"이라며 "2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25%가 채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