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방위 압수수색에 나서며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참고인 소환을 통해 주변 조사를 마무리 지은 검찰은 구현모 전 KT 대표 등 '윗선'을 겨냥해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KT 경영지원부문장 신모 씨 또한 본사 차원의 압력을 제기한 의혹을 받아 피의자로 입건됐다.
[서울=뉴스핌] KT 광화문지사. 2021.11.02 |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16일 공정거래법 위반(거래상 지위남용)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경기 성남시 KT 본사와 서울 구로구 KT텔레캅 본사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KT가 구 전 대표 재임 시절 시설관리 업무를 재하청하면서 품질평가 기준을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변경해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한다. 구 전 대표가 취임한 2020년 KT의 시설관리 일감 발주업체로 선정된 KT텔레캅은 일감을 KDFS, KSmate, KFnS, KSNC 등 4개 하청업체에 맡기고 연말 품질평가를 통해 물량을 조정해왔다.
검찰은 이들 업체 중 KDFS에 일감 물량이 급증한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 KDFS는 기존 하청업체들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KT텔레캅이 구 전 대표의 지시로 KDFS에 일감을 몰아주고자 배당 물량을 늘린 것은 아닌지 수사 중이다.
구 전 대표 등이 일감을 몰아준 대가로 KDFS로부터 뒷돈을 챙겼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해당 돈이 로비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 또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피해 업체들의 진정을 받아 지난해 12월 KT텔레캅을 현장조사했으며, 관련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KT는 공식 입장을 내고 "KT텔레캅은 정당한 평가에 따라 물량을 배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하기도 했다.
이번 수사는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이 지난 3월 구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단체는 구 전 대표 등이 KT텔레캅의 일감을 KDFS에 몰아주고 이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을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이사회를 장악할 목적으로 사외이사들에게 부정한 향응을 제공했다는 내용도 고발장에 담겼다.
고발장이 접수된 지 하루 만에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박차를 가해 온 검찰은 조만간 구 전 대표를 포함한 주요 피의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 전 대표는 지난 3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일신상 사유로 직에서 물러났다. 윤 전 사장이 후임 대표로 낙점됐으나 이사회 의결을 앞두고 사퇴하면서 현재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8~16일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을 받은 결과 총 19명이 주주추천을 통해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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