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자동차의 미래로 불리는 전기차, 우리나라에서만 어느새 40만대 판매를 넘을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 전문가들은 이미 전기차의 시대가 열렸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기차를 사려는 고객들은 여전히 배터리 충전 인프라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전히 전기차의 배터리는 부족한 충전 시설과 긴 충전 시간, 화재 등의 문제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18일~27일까지 열렸던 2023 상하이 오토쇼를 계기로 공개된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교체 영상은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중국의 전기차 업체 니오의 배터리 교환소 [사진=니오]2023.05.25 dedanhi@newspim.com |
중국의 니오와 지리자동차가 채택하고 있는 '배터리 스와핑'(배터리 교환) 방식이 그것이다. 전기차 이용자가 교환소에서 전기차 하부에 장착된 배터리를 미리 충전해 둔 새 배터리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이 경우 시간은 5~7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것이 없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차의 하부에 위치하는데 이를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교환해 주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배터리 교환 방식이 검토됐다. 지난 2010년 정부 주도로 산업연구원에서 이에 대해 연구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당시 높은 전기차 가격을 배터리 교환 방식을 도입해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가 제시됐지만, 여러 반대에 부딪혀 결국 도입이 무산됐다.
지난 2021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충북 오창 LG에너지솔루션 제2공장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전략 보고'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대여하거나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도 도입할 것"이라고 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여러 검토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제주도에서 전기버스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환 방식이 충전기와 배터리 성능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충전소가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일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교환 방식을 한국에 도입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2010년 당시 산업연구원에서 담당 팀장으로 연구를 맡았던 이항구 자동차융합연구원장은 "이미 중국이 다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개발 가치가 적을 것"이라며 "투자 문제도 있다. 주유소를 바꿔서 배터리 교환을 한다고 했지만 지금 설비에 투자할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전기차협회장인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에 비해 다품종 소량의 차들이 판매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도입이 어렵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배터리 교환 방식은 전압이나 패키지, 모양, 크기 등이 완전히 같은 자동차여야 한다"라며 "우리나라에서 1000대를 판매한다면 중국은 10만 대가 판매되는 등 규모의 경제가 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충전 방식이나 배터리 교환 등에서 약간만 어긋나도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중국에서 이미 활성화된 시스템이 우리나라에 도입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이것은 중국이라는 특수성이 있어서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서도 현재 중국식 배터리 교환 방식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 대신 배터리의 효율성을 늘리는 쪽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한 글로벌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배터리가 초기보다 많이 발전했다. 같은 배터리 용량으로 갈 수 있는 주행 가능 거리와 연비라고 할 수 있는 전비가 많이 개선됐다"라며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이라고 해서 보다 긴 거리에서 배터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테스트 주행하는 차는 현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와 같은 용량으로 한번에 유럽 기준 1200km 이상을 주행한다. 한국 기준으로는 400km 후반대"라며 "이 정도면 내연기관 자동차 이상을 주행하는 것으로 배터리 기술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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