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으로 민간 주도의 한국형 뉴스페이스 시대를 활짝 열 수 있게 됐다.
발사체 연구·개발(R&D)을 뛰어넘어 이제는 상업발사 시장을 여는 첫 문턱을 넘어선 셈이다.
◆ 첫 관문 넘어선 민간 주도 누리호 발사…'한화의 꿈' 실현 기대
누리호의 3차 발사에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하게 됐다. 지난해 이미 누리호 고도화 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만큼 앞으로 4차례의 누리호 발사를 통해 발사체에 대한 기술이전을 받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보유한 누리호 체계종합 기술 및 발사운용 노하우를 순차적으로 전수받는다.
한화그룹 미래 우주사업 밸류체인 [자료=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3.05.25 biggerthanseoul@newspim.com |
2027년까지 총 4차례 걸쳐 누리호를 발사해 우주기술 검증, 지상 관측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할 실용위성을 궤도에 올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대형 위성에 대한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으로 향후에는 민간의 인공위성, 우주선, 각종 물자를 우주로 보내는 '우주 수송'사업의 상업화에도 나선다.
한화그룹의 미래 우주사업 벨류체인을 보면, 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체계종합기업으로서 우주수송을 전담한다. 여기에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는 항법, 통신, 관측 등 인공위성을 통한 위성체 및 위성서비스에 나선다.
이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쎄트렉아이는 우주자원활용, 소행성·달 탐사 등 우주탐사 영역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제작부터 시작해 수송, 위성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등 우주산업의 순환구조를 완성한다는 게 비전이기도 하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우주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를 출범하면서 우주산업 후발주자인 한국에서 중장기적으로 우주탐사 및 자원확보까지 나서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누리호 추가 발사는 여전히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도전적인 사업이지만 항우연의 축적된 역량과 국내 300여개 업체의 기술, 한화의 우주 사업에 대한 열정으로 추가 발사에 성공해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발사체·위성 민간 시장 활성화 '신호탄'
누리호의 3차 발사 성공은 민간 발사체 시장과 위성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외에도 민간 발사체 기업을 보면 이노스페이스와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 3월 시험발사체인 '한빛-TLV' 발사에 성공했으며 내년 12월께 실질적인 상업발사체인 '한빛-나노' 발사에 나설 예정이다.
이노스페이스가 지난 3월 발사에 성공한 '한빛-TLV'(사진 위)와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올 하반기 발사 예정인 상단부 발사체 BW 0.4의 모습(사진 아래) [자료=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2023.05.25 biggerthanseoul@newspim.com |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2단부 로켓으로 구성된 BW 1.0의 최종 제작·발사에 앞서 제작이 완료된 상단부인 BW 0.4의 발사를 오는 하반기(12월 이전)께 진행할 예정이다. 상단부 발사체의 연소효율을 높일 뿐더러 제주 해상에서의 바지선 발사장 건조 상황 등을 살피면서 당초 6~7월께 발사할 것을 다소 미룬 상태지만 정상적인 개발을 진행중인 상태다.
민간 위성 시장도 활기를 띄고 있다.
최근 우주분야 시장 조사업체인 유로컨설트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이 2030년께 85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발사체 시장은 전체 우주 시장의 10% 안팎인 점을 고려할 때 대부분이 위성과 서비스 사업으로 확장된다.
이에 대비해 국내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한 쎄트렉아이 이외에도 나라스페이스테크놀리지가 오는 10월께 스페이스X의 발사체인 팰컨9에 위성을 싣는다. 팰컨9에 탑재되는 이 위성은 '옵저버 1A'로 지구상의 폭 1.5m 규모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 등 위성 스타트업 역시 자체 제작한 위성을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에 실었다.
김종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이제는 우리나라 우주산업이 뉴스페이스 시대에 합류해야 할 때가 된 것"이라며 "이번에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잘 진행해서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를 잘 형성하고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에도 잘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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