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화이자가 경구용 비만치료제와 RSV백신에서 긍정적인 현황을 보이며 또다른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엔데믹으로 실적이 부진할 거라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차별화된 임상 데이터를 보이며 앞서가는 셈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현지시간) 화이자는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타 제약사의 주사제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2상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에는 FDA 자문위원회가 화이자의 RSV 백신에 긍정적인 의견을 밝히며 허가 가능성을 높였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화이자제약의 모습. 2020.11.18 dlsgur9757@newspim.com |
엔데믹 선언 이후 화이자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의약품들이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화이자는 지난 1월 진행한 2022년 실적 발표에서 파이프라인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8개 희귀질환 후보물질에 대한 투자는 재검토하고, 성공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으로 비만치료제와 RSV 콤보백신 등을 꼽은 바 있다.
화이자가 올해 성장동력을 강조한 이유는 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하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 코로나 백신 개발사들의 내부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다. 노바벡스 및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으며, 화이자 캘리포니아 지부도 다음달까지 총 111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국내에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한국화이자제약이 코로나19 백신 매출 목표를 지난해의 3분의 1 정도로 잡는 걸로 안다. 사실상 그정도만 돼도 좋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다른 치료제에서도 희소식은 없다. 주요 희귀질환 치료제 빈다맥스(성분명: 타파미디스)의 경우 지난 4월 건강보험 급여를 받지 못하면서 사실상 국내에서 매출을 내기는 어려워졌다.
화이자가 내세우는 두 의약품이 성공할 경우 현재 국면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노보노디스크의 의약품이 독주하고 있지만 화이자는 그보다 진전된 임상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은 30주 동안 체중이 10파운드 감소한 반면 화이자의 비만치료제 '다누글리프론'은 16주 안에 같은 효능을 보였다. 게다가 '오젬픽'은 주사제인 반면 '다누글리프론'은 알약으로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다.
RSV 백신도 접종 대상을 확대한다는 면에서 앞서가고 있다. 현재 허가받은 RSV 백신은 노인을 대상으로 하며, 임산부와 유아를 대상으로 한 백신은 출시되지 않았다. 화이자의 RSV 백신은 임산부용인 만큼 오는 8월 21일 FDA에서 허가를 받을 경우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는 셈이다.
특히 비만치료제와 RSV 백신은 차세대 블록버스터로 평가받고 있어, 화이자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상당한 매출액을 벌어들일 예정이다.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32억 달러(4조630억원)에서 2026년 46억달러(5조8406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RSV 백신 시장은 오는 2028년까지 95억 3000만달러(12조6901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앞으로의 모멘텀에 대해서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기존 신약 외에 혁신 신약을 도입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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