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1금융권에 이어 저축은행·카드사 등 2금융권의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연체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금융당국은 '대위변제 지연' 등 마찰적 요인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25일 밝혔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금융 담당 부원장은 이날 '가계대출 동향 및 건전성 점검 회의' 직후 가진 백브리핑에서 "금융권 연체율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언제까지 어느 정도까지 오르느냐는 것인데, 최근 (연체율이) 오르는 것에 대해선 제도적인 요인도 있고 마찰적이 요인도 있다"고 했다.
금융감독원이 대표적인 마찰적인 요인으로 언급한 건 대위변제 지연이다. 이 부원장은 "가계대출은 보증서대출이 많은데 대위변제가 지연되다보니 예전 같으면 한달 안에 되는데 최근에는 6개월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언급도 (회의에서) 있었다"며 "재지급을 못하니 그런 측면이 있다"고 했다.
대위변제란 대출상환기일이 경과됐지만 대출자가 상환하지 않을 경우 보증보험회사에 대위변제를 청구하고 그 대위변제금을 수령해 대출금을 상환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돈을 빌렸는데 갚지 않거나 갚지 못할 경우 제3자가 채무자를 대신해 채무를 변제해주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이 부원장은 "가계대출 쪽에선 햇살론의 연체율(대위변제율)이 두자릿수가 됐다고 하고 코로나 겪으면서 보증보험을 많이 했던 소호대출, 심지어는 전세대출도 그렇다고(대위변제 지연) 한다"며 "기업대출 쪽에선 PF 부동산 관련 상가 대출도 (마찰적 지연 측면에서)연체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부원장은 저축은행과 여전사 등 제2금융권의 연체채권 매각 지연 역시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당국의 방침에 따라 금융권이 캠코에만 연체채권을 매각하도록 했는데, 캠코의 제안가격과 시장가격과 갭이 있어 연체채권 매각 자체가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원장은 "제2금융권은 한 두달 연체하면 팔았는데, 캠코가 가격협상에 경직적이라 안팔게 되고 버티고 있다"며 "다만 최근에는 캠코도 가격 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선 마찰적 요인 뿐 아니라 공통적으로 대출이 줄어드니 연체율이 기본적으로 올라간다는 기저효과 얘기도 있었다"며 "기저효과와 마찰적 요인이 연체율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 부원장은 "향후 연체율은 매크로(거시)와 부동산시장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이냐에 따라 좌우될 것인데 매크로 상황이 빠르게 호전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떄문에 내년까지 갈 수 있다는 시각도 있고, 전체적으로 마찰적 요소가 해소되면 하반기는 연체 상승폭이 완화될거란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금융권 연체율은 은행 0.33%, 카드 1.53%, 캐피탈 1.79%, 상호금융 2.42%, 저축은행 5.07%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 상환유예 여신 5조3000억원 전액 연체를 가정하면 연체율이 0.57%까지 상승하지만, 과거 10년간 은행 장기 평균 연체율 0.78% 대비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 부원장은 "연체율 관련해선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쪽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저희 판단은 (연체율은) 아직 관리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