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서울시 최초로 '경계선 지능인' 지원에 나선 송파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놓여 제대로 된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첫 번째 프로젝트다. 의미있는 '걸음'을 내딛었지만 사회적 인식도 부족하고 관련 예산도 적어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파구는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 일자리 교육'을 진행중이라고 27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강석 송파구청장. 2022.08.25 pangbin@newspim.com |
경계선 지능인이란 지능지수(IQ) 71~84 사이로 지적장애 기준인 70은 넘지만 일반인 평균 지능인 85~115 보다는 크게 낮은 사람들을 의미한다.
인지 및 습득능력이 낮아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법적으로는 장애인에 해당하지 않아 관련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꼽힌다.
장애분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실태조사도 없다. 다만 통상적으로 지능검사에서 전체 대상자 대비 해당 구간에 해당하는 사람의 비율이 14% 수준이라는 연구결과에 비춰볼 때 서울시 기준 경계선 지능인은 130만명 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서울에서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 자치구는 송파구다. 경계선 지능인 10명을 선정해 내달 20일까지 '데이터 라벨링' 교육을 진행중이며 7월에도 한 차례 더 같은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데이터 라벨링은 인공지능(AI)이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가공하는 작업으로 이미지나 문서 등의 이름을 붙이는 일이다. 이번 교육에서는 이를 분류하고 정제하는 과정에 대한 학습을 진행한다.
특히 경계선 지능인이 학습 속도가 느리고 사회성이 다소 부족한 점을 고려해 최적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전문기관인 '서울시경계선지능인평생학습지원센터'와 함께 진행한다. 교육은 강의 32시간, 직업탐방 6시간, 정서지원활동 총 41시간으로 구성했다.
또한 교육이 끝난 후에도 면접 컨설팅 등 취업 성공을 위한 맞춤형 지원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서강석 구청장 취임 후 서울시 민선8기 시정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에 맞춰 다각적인 복지정책을 추진중인 송파구는 이번 교육을 시작으로 경계인 지능인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들은 지원할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아직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부족하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취약계층 복지가 장애인과 저소득층으로 양분된 상황에서 '경계선'에 놓여있는 사람들에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아직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경계선 지능인 규모가 너무 크고 지원이 필요한 영역도 광범위하다는 점도 넘어야 할 과제다.
현재 송파구 인구는 약 66만명.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60만명이 넘는다(2위 강서구 57만명)다. 이를 감안할 때 송파구 거주 경계선 지능인은 9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추측된다. 대상 자체가 너무 많아 지원 '우선순위'를 정하고 추진하기 위한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 공모사업으로 추후 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다만 이들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만큼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경계선 지능인을 위한 지원이 처음이기 때문에 아직 사회적 공감대도 부족하고 사업 노하우도 많지 않다"며 "이번 교육은 실제 취업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다른 정책 마련도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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