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우리금융이 회장·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자회사 CEO 선정 과정에서 절차적 투명성과 전문성을 강화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리더십 육성' 계획을 내세우며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내제화, 체계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본점. (사진=우리금융그룹) |
이정수 우리금융그룹 전략부문 상무는 31일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에 대한 브리핑을 실시했다. 이날 브리핑은 ▲신임 우리은행장 내정자 선정 절차 ▲향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내제화 방향 등에 대한 소개로 이뤄졌다.
앞서 지난 26일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26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신임 우리은행장 후보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내정했다. 조 내정자는 지난 3월 24일 후보군 선정 이후 우리금융이 처음 도입한 64일간의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통해 선임됐다.
이 상무는 "사외이사와 그룹 회장이 위원장인 자추위의 논의만으로 은행장과 주요 자회사 CEO를 선발하는 게 일반적 금융업계 관행이었다"며 "우리금융은 회장 한명의 독단적인 판단과 영향력을 합리적으로 차단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경영승계 프로그램' 차원에서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전문가 심층 인터뷰(외부) ▲평판조회(외부) ▲업무역량 평가(내부) ▲심층면접(자추위) 등 총 4단계로 구성됐다.
먼저 전문가 심층 인터뷰는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산업 이해 ▲은행 경영 및 성장 전략 ▲규제‧리스크관리‧ESG전략 ▲리더십 및 커뮤니케이션 등 4개 분야에 대한 압박 질문을 통해 은행장 직무수행에 필요한 통찰력‧전문성‧리더십 등에 대한 역량을 평가했다.
이 상무는 "분야별 전문성과 사회적 경륜을 갖춘 외부 평가단 4명이 1인당 2시간씩 4회(총 16회), 즉 1인당 총 8시간의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250개 질문을 샘플링했고, 후보자에 대한 4명의 전문가 평가는 책 한권 두께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질문 역시 후보자들의 역량 평가가 왜곡되지 않도록 고도화했다. 이 상무는 "A라는 질문을 한 뒤 10~15분 뒤 A와 유사 질문을 하는 등 허위답변을 걸러낼 수 있는 질문 기법을 사용했다"며 "그 결과 교류가 없었던 4명의 전문가들의 후보자 평가에 일관성이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단계인 평판조회는 일반 헤드헌터 회사 등이 실시한 것의 2배 가량을 시행했다. 이 상무는 "후보군의 상사, 동료, 부하직원 등을 통한 다면 평가 형식을 시도했다"며 "한 명당 유선통화 시간이 50분에 이를 정도로 심층적인 평판조회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임종룡 회장은 '지배구조 혁신'을 강조한 금융당국의 기조에 발맞춰 향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기업 혁신 과제로 삼고 내제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 상무는 "우리금융하면 딱 떠오르는 리더십육성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라며 "이사회의 리더상 정립이 첫 번째 스텝이고, 현재 차기 CEO 후보군인 70여명에 이르는 지주‧은행 본부장급 간부들 중 역량 평가를 거쳐 연간 최소 50시간 이상의 연수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byh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