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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官의 '대출 갈아타기' 설계

기사등록 : 2023-05-3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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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00만원 8.34% 대출→5.63%로 5분만에 갈아타
온라인 대환대출 서비스로 소비자 편익 증가
관의 금융시장 경쟁판도 조성 '긍정적 모습'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기자는 5200만원(6개월 변동금리)을 2년전 BNK부산은행에서 대출받았다. 5%이던 대출금리가 지금은 8%로 올랐다. 매달 내는 이자가 36만원으로 1년이면 430만원에 달한다. 요즘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4%대로 낮아졌다는 뉴스를 보면 너무 비싼 이자를 내는 것 같다. 우리은행이나 하나은행의 대환대출을 알아봐도 한도가 2000만~3000만원에 그친다. 보다 낮은 금리 대출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

31일부터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해서 카카오페이를 이용해 대출 갈아타기를 해보기로 한다.

카카오페이 앱을 열고 '대환대출'을 누르니 "카카오뱅크 대환대출 '최저금리 연 4.53%'"가 화면에 표시된다. 개인정보 동의와 같은 절차 없이 대환대출 상품이 권유되는 것을 보면, 카카오뱅크에서 과거 개설된 계좌정보를 토대로 심사한 거 같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3.05.31 hkj77@hanmail.net

다른 시중은행 상품이 표시되지 않아 의아했지만 5%대 금리도 낮아 계속 진행키로 한다. 대환대출 신청에 필요한 개인정보 조회 동의서 등 10여개가 넘는 필수동의 항목에 '동의'하고 잠시 뒤…. 'BNK부산은행 가계대출 잔액 5223만원, 금리 8.340%... 우리은행 직장인대출 한도 3000만원 금리 6.150%' 등 놀랍게도 타 은행 대출정보까지 카카오페이 앱에 표시된다.

이중 BNK부산은행 갈아타기 버튼을 누르니 몇 초 뒤, "아래의 더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습니다"는 메시지 아래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예상한도 6680만원, 금리 5.637%'로 표시된다. 신청 버튼을 누르고 상환방식, 대출기간, 금리 변동주기 등을 결정하고 '대출 신청하기'를 눌렀다. "대출 갈아타기 신청 완료" 메시지가 뜨고 나면, 모든 갈아타기 절차가 마무리됐다.

카카오뱅크 앱을 열어보니 신용대출 6680만원 금리 5.637%로 대출계좌가 새로 만들어졌고, BNK부산은행의 대출 5200만원은 모두 상환됐다. 불과 5분 동안 스마트폰 금융생활로 대출금리가 8.340%에서 5.637%로 2.703%p(포인트)를 낮췄다. 연 대출이자를 140만원이나 아끼고 290만원만 낼 수 있어 매우 행복한 금융서비스였다.

아쉬움도 있다. 대환대출을 하면 6개월간은 갈아타기가 어렵다고 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변동주기가 6개월이고 대출 실행에 각종 비용이 뒤따르기 때문에 기간 설정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은행은 중개수수료를 플랫폼 업체에 지급해야 한다.

전세계에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를 선보이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금융위원회의 압박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움직인 결과물이다. 관이 설계한 대환대출 플랫폼인 셈이다.

이 플랫폼에서 금융사들이 경쟁하며 대출금리를 낮추고 소비자의 편익은 늘었다. 윤석열 정권 들어 금융산업을 공공재라며 시장에 개입해 금리를 낮추던 반시장적 관치와는 다르다.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금리도 갈아탈 수 있는 설계를 서두르기 바란다. 

hkj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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