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오는 7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년 간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 원장은 스스로에게 50점, 학점으로는 C+를 줬다.
이 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홍보석에서 진행된 취임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난 1년을 소외하면서 "부족하다고 하는 것들은 어떻게든 간에 챙겨서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평균을 하려고 참 노력을 해왔던 것 같다"며 "다양한 정책이라든가 우리 시장 이슈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공부도 많이 하고 노력을 해서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50점 정도는 맞은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 이슈를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불공정거래 이슈라든가 금융기관 내부의 불법이나 탈법에 대해선 과거 (검찰에서) 경험도 있어 잘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했는데 그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다"며 "기관을 이끄는 장으로서 시스템을 잘못 챙기고 업무 우선순위를 부여 못한 제 잘못이라는 것을 통절하게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취임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
이에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 근절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법행위를 했거나 기회를 유용한 사람들이 충분히 패널티를 받는다는 시장 신뢰가 부족하다"며 "금감원은 자본시장 자체의 매력을 높이고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정책적인 틀로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금감원은 주가조작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한 방안으로 조사부문 조직개편과 특별단속반 운영을 제시했다. 불공정거래 조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특별조사팀·정보수집전담반·디지털조사대응반 등을 신설하고 조사인력을 증원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선 "임기는 말씀드린 것처럼 양쪽으로 조심스러운 게 임명권자가 있으시고 제가 (학점으로) A,B는 아닌 것 같고 C+이나 이 정도 받은 것 같다"며 "임명을 해줘서 자리에 온 사람인 만큼 역할을 그만하라고 하면 계속 있겠다고 고집 부릴 수 없다는 것들은 현실적으로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원장은 "지금 우리 금융시장 상황이 아직은 녹록지 않은 것들을 생각해보면 4개 기관 중심으로 시장이라든가 여러 가지 정책을 챙기고 있는데 멤버 중 누구 한 명이 손들고 나간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며 총선 출마설에 대해 거듭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선 "예측가능한 인사시스템, 성과평가 등 감독원 내의 KPI(성과지표)가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의 니즈에 맞을 수 있게 설계를 하는 것들이 되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부적으로 감독원 조직의 메커니즘을 좀 더 개선하고 싶다는 게 장으로서는 그게 제일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현안 문제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선 "계속 일부 미세조정들이 좀 있는 건 맞지만 큰 틀에서 DSR 규제는 지금 완화될 (그거를) 기대하시면 안 된다는 말씀을 거듭 말씀을 드린다"며 "금융 규제들을 좀 더 합리화시키면서 큰 틀의 원칙을 갖고 있는 DSR 규제와 관련돼 그 원칙이 크게 흔들린 걸로 보이는 어떤 스탠스를 취하지는 않을 거란 점을 다시 말씀드린다"고 했다.
공매도 재개 문제에 대해선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이런 불안감이 사라졌을 때 여러 가지 검토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여전히 고금리 상황에 인한 시장 불안이 상존해 있는 상태"라며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 시기라든가 여부나 이런 것들을 지금 이 시점에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과 연계된 다양한 형태의 투자사기에 대해서도 면밀히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상자산 투자사기 센터를 통해 여러가지 관련 정책과 해외의 상황, 실제 운영상의 문제점 등을 점검할 계획"이라며 "내년 쯤 작동하게 될 1차 입법(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준비도 있다. 시장과 문제점을 잘 파악해서 2차 입법을 준비하기 위한 자료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