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 언팩 개최지로 서울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에 언팩을 K컬쳐와 접목시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더 끌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바일 기기를 공개하는 언팩을 국내, 특히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검토중이다. 그동안 주로 미국에서 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K팝을 비롯한 K컬쳐가 그 배경에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에서 대부분의 K컬쳐가 생산되고, K컬쳐를 소비할 수 있는 문화 공간·공연장 등이 서울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해외 방문객의 접근·편리성과 상징성 등을 따졌을 때 부산 등 다른 도시보다는 서울이 언팩 개최지로써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컬쳐를 통해 삼성전자가 한국 기업임을 알리면서 세계 시장에 언팩의 파급력과 이번에 공개할 갤럭시Z폴더·플립5 등 폴더블폰의 판매량을 확대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도시 가운데 개최지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다음달 언팩이 열리는 만큼 조만간 개최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Mobile eXperience) 사업부장 사장이 지난해 8월 10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2022(Unfold Your World)' 행사 직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이처럼 삼성전자가 언팩 행사를 국내에서 진행하려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K컬쳐로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활용해 반도체 적자 위기 등을 극복하려는 전략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K컬쳐가 세계적 인기를 모아 한국이 사업에 유리한 입지를 갖춘 만큼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더 이상 큰 마케팅 비용을 들여 굳이 미국에서 언팩을 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최근 삼성전자의 반도체 적자가 4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데다 애플의 애플페이 국내 도입으로 갤럭시의 국내 입지가 줄어든 만큼, K컬쳐를 활용한 국내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언팩 행사 장소로는 코엑스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강남에 위치한 만큼 K팝 등 K컬쳐 인프라가 몰려있어 언팩과 접목하기 유리한데다 5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을 갖췄기 때문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더 이상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없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한국의 이미지와 갤럭시 제품을 함께 세계시장에 노출시키기에는 코엑스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K팝과 K패션 등과 관련한 행사가 자주 열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도 열릴 가능성도 아직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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