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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확산에 시멘트값도 껑충...중견 건설사, 자금난 확산 우려

기사등록 : 2023-06-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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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값 2년새 40% 상승...원자잿값 추가 인상 예고
원가율 95% 육박, 업계 "공사 할수록 손해" 하소연도
지방 미분양 확산에 중견, 지방 건설사 자금 압박 가중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시멘트 등 건설 원자잿값 인상이 예고되면서 중견 건설사의 자금난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원자잿값이 오르면 건설사의 원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도 매출 원가율이 90%를 넘어 실적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보다 가격 협상력이 떨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자재 수급 문제로 공기가 지연되면 지체보상금도 일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중견 건설사들의 자금 압박감이 한층 높아질 것을 보인다.

◆ 원자잿값 도미노 인상 예고...중견사 원가율 95% 접근 임박

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가격 인상이 임박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원가율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성신양회는 레미콘사에 오는 7월부터 t당 10만5000원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2만원으로 14.3%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업계 1위인 쌍용C&E가 내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으로 14.1% 인상을 선언한 바 있다.

작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시멘트 운반 특수차량인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의 운행이 중단한 모습. <사진=정일구 기자>

시멘트 회사들의 가격 인상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시작해 최근 2년간 네 번째 추진하는 것이다. 2021년 5% 정도 인상한데 이어 작년 2월과 9월 두 차례 각각 18%, 14% 올렸다. 이에 2021년 6월 t당 7만5000원이던 시멘트 값은 현재 10만5000원 선으로 약 40% 상승했다. 이번에 다시 가격을 12만원 수준으로 올리면 2년 새 60% 정도 상승하게 된다. 시멘트업계는 유연탄 가격, 환율, 전기료 상승 등을 인상 이유로 들고 있다.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건설사의 원자재 매입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 시멘트는 외벽 등 마감공사에 많이 사용되며,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원재료 비중은 전체의 5% 미만이다. 하지만 40~50% 비중을 차지하는 레미콘(콘크리트) 가격이 덩달아 오르는 게 더 부담이다. 시멘트는 콘크리트 제조에 주요 재료로 사용된다.

주요 중견 건설사의 매출 원가율은 이미 90%를 넘어선 상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10%p(포인트) 안팎 상승했다. 여기에 인건비, 광고비 등이 포함된 판매 및 관리비를 제외하면 사실상 회사가 손에 쥐는 현금이 별로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금호건설은 원가율이 95.7%를 기록했고 한신공영 92.9%, 계룡건설 91.4%, 대우산업개발 90.9% 등을 나타냈다.

◆ 원가 부담에 미분양 확산까지...중견·지방 건설사 자금난 가중

원가율이 상승하면 중견 건설사의 자금 압박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높아지는 데다 원자재를 확보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레미콘사들은 건설사와의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자 주요 건설현장에 레미콘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다음달에는 화물연대, 건설노조 등 양대 노총이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런 이유로 공기가 지연되면 건설사가 발주처에 지체보상금을 물어야 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금난으로 파산 위기에 놓인 중견, 지방 건설사도 늘고 있다. 지난주 시공능력평가 순위 113위인 신일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난해에는 우석건설(202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동원산업건설(388위)과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도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올해에도 범현대가 건설사인 에이치엔아이앤씨(133위)와 대창건설(109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주택경기 악화로 중견 건설사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큰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보다 지방의 사업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수요가 부족한 지방은 수도권보다 미분양 확산세가 가파른 실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멘트값 인상도 문제지만 가격 협상과정에서 자재를 원활하게 공급받기 어려운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자재 생산업체와 연간 단위로 계약하는 대형사보다 규모가 작은 중견 건설사가 원자잿값 인상에 따른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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