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베일에 쌓였던 KT의 사외이사 후보 7명 명단이 이번 주 중 공개된다. 이어 정관에 명시된 대표이사(CEO) 후보 자격 요건 중 기업경영 경험과 정보통신 분야 전문성 부분에 대한 수정 여부도 확정될 전망이다.
KT 광화문 본사 전경. [사진=KT] |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사내이사를 전면 배제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인선자문단의 논의를 거쳐 이번주 중 최종 7명의 사외이사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 외부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이 사외이사 후보군에 대한 1차 평가를 진행 중이다. 인선자문단의 1차 결과를 바탕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2차 평가를 내리고 최종 7명의 후보를 확정한다.
KT 측은 "7,8월 임시 주총을 거쳐 8월 즈음에는 차기 대표 선임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밝혀진 예비후보자 명단에는 배창식 KT 소액주주연대 대표, 김종보 법률사무소 휴먼(KT 새노조 추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달 말 새롭게 선임되는 7명의 사외이사는 김용현 이사회 의장(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과 함께 KT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올해 KT의 주된 과제는 CEO 공백과 후보자 연속 사퇴로 인해 발생한 지배구조 리스크 해결이다. 업계에서는 KT가 ICT 전문가를 선택할지, 기업 경영에 특화된 인재를 데려올지가 관전 포인트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관 개정에는 KT CEO 자격요건에서 정보통신(ICT) 전문성과 기업경영 경험을 빼느냐, 사내이사 수를 기존 3인에서 1인으로 축소할 것이냐, CEO 선임 시 특별결의로 바꾸느냐 등의 논의사항이 반영될 예정이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대표 자격요건이다. 구현모 전 대표는 11년 만에 발탁된 KT 내부 출신 인사로 KT경제경영연구원, 그룹전략실, 코퍼레이트센터를 거쳤다. 구 전 대표는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필두로 한 미래 사업 전략을 구축하며 임기 중 서비스 매출 16조원 돌파, 주가 90% 상승 등의 성과를 냈다.
디지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낸 만큼 신임 대표 역시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기본적인 ICT 역량은 갖추어야 내부 반발이 적지 않겠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KT 측은 "신임 대표 발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잡음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뉴거버넌스 TF 출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시기에서 리스크를 언급하는 것이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KT 전 임원 모임 K-비즈니스 연구포럼의 한영도 상명대 교수는 "앞으로의 인공지능,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KT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대응과 기업 결정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문성을 정관에서 뺀다면 실질적인 경영 공백 사태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구 전 대표는 디지털, ICT 산업에 이해도가 높은 CEO가 낼 수 있는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KT의 주기적인 지배구조 이슈는 결국 소유분산 기업의 정체성에서 온다. 과연 이를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잡을 수 있을까.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포스코나 KT, 금융지주의 경우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이기 때문에 더욱 이사회에 해당 업종이나 기업경영 차원의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분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 국내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교수, 퇴직 관료, 법조인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문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교수도 "글로벌 경영 트렌드가 이사회 중심의 지속가능한 경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분야별 전문 사외이사 제도가 필요하다"며 "ICT, 경영전략, 경제금융, 법률 등 다양한 영역별 전문 구성원을 먼저 확보하고, 이후 운영 방향을 맞춰가야 전략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한국ESG평가원은 지난 1일 KT 거버넌스 개혁작업에 대해 "3대 주주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인정받는 내부 인사 중에서 신임 대표를 선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신임 대표 앉히기에 정치적 외풍이 작용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평가원은 "소액주주연대 등 KT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이 요구한 외풍에 의한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원은 주주가치를 올릴 수 있는 전문성·능력을 갖추어야 하며, 주요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로부터 인정 받는 자, 공정하고 투명한 선임 절차를 거친 자 등 3가지 요건을 제안했다. 전임 CEO의 문제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접근으로 사외이사에 과도한 권력을 부여한다면 오히려 이사회의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조언도 전했다.
현재 KT는 지난 3월 구현모 전 대표의 사퇴로 박종욱 대표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뉴 거버넌스 구축 TF'가 구성됐다. KT는 사외이사 후보 7인을 선정 후 이달 말 임시주총에서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사외이사 1명에 더해 총 8인의 사외이사를 확보하고 새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으로 10명의 이사회가 꾸려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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