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이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딸)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촉구한 것에 대해 초선·친명(친이재명)계인 양이원영 의원의 거센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양이원영 의원은 민주당 의원 전원이 모여 있는 텔레그램 방에서 양 위원장을 거론하며 "자신의 입장에 따른 행동과 발언에 대한 비판을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직격했다.
뿐만 아니라 양이원영 의원은 "발언의 자유가 있는 만큼 비판의 자유도 있다. 누구의 비판은 문제가 되고 누구의 비판은 문제가 되지 않는가"라며 "대학생이면 이제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질 나이"라고 강성 지지층을 옹호했다.
다만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최근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당내 인사들을 향한 강성 지지층들의 과도한 욕설·비난 행위에 대해 선을 그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일부 친명계의 이같은 여전한 '개딸 감싸기'가 점차 수면 밖으로 드러나고 있는 당내 분열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3.01.06 pangbin@newspim.com |
◆ 양이원영, '개딸 옹호'…"당원이면 비판할 수 있어" "대의원제 폐지해야"
지난 9일 양 위원장은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가상자산 논란으로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비판했다가 강성 지지층의 사퇴 압박에 직면한 것을 설명하며 "현재 민주당은 올바른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고, 다른 의견을 수용하거나 관용하는 문화는 사라진 지 오래"라고 일갈했다.
당시 양 위원장은 "당내 민주주의를 회복하지 못하면 민주당 혁신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 다른 목소리를 내는 순간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강성 당원들이 비이재명계 의원들에 사용하는 멸칭) 취급을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그는 이 대표를 향해 "다양성을 훼손하고 당내 분열을 추동하는 행태를 단호하게 끊어내는 데 힘써달라"고 촉구했던 바 있다.
양 위원장의 발언이 민주당 의원 전체 텔레그램 방에 전문 형태로 공유되면서 몇몇 의원들의 공감과 지지 메시지가 이어졌다는 게 복수의 의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양이원영 의원은 "과도하게 비난받는 이들을 동정할 수는 있겠지만 그 입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어 양이원영 의원은 "자신이 선택한 입장, 태도, 행동에 대해 조선일보류가 비판할 수도 있고, 다른 당이 비판할 수도 있고, 당내 특정 정치 그룹이 비판할 수도 있고, 당원들이 비판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이원영 의원은 양 위원장이 '대의원제 폐지는 혁신 기구의 의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대의원제 폐지가 혁신과 동떨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양소영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 [사진=양소영 페이스북] 2023.06.11 seo00@newspim.com |
◆ 강성 지지층 제재 나선 李…노선 다른 일부 '친명계'에 지도부는 '난감'
최근 비명(비이재명)계가 이 대표를 향해 강성 지지층과 거리를 둬야한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직접 나서서 개딸의 공격 행위를 자제시키는 등 당내 불씨를 진화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양 위원장 및 민주당 대학생위원회를 향한 강성 지지층의 욕설과 인신공격을 지적하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대학생위원회와 관련해서 요즘 말이 좀 많다. 제가 여러 차례 과도한 표현 방식이 오히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얽히고, 꼬이게 만든다고 말씀드려서 많이들 자중하고는 계신데, 여전히 폭언·폭력적 모습으로 억압하는 양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이 대표는 비명계 의원들에게 지속적인 '문자 폭탄'을 보낸 강성 당원에 대한 첫 제명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양 위원장의 발언이 있던 확대간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양 위원장 주장은) 당연한 얘기"라며 "문자 폭탄이나 폭언 등은 조사를 하고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때문에 양이원영 의원 등 일부 친명계의 '개딸 감싸기'가 이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에게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이원영 의원이 양 위원장에 대한 장문의 반박 글을 올렸을 때 호응하는 의원은 없었다"며 "과격한 강성 지지층 행위에 대해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돼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당직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의원은 기자에게 "양 위원장 발언에 공감하는 의원들이 많았다. 청년, 대학생위원회의 목소리가 이제까지 이슈화되지 못했는데 이러한 쓴소리에 당 지도부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은 이와 관련한 양이원영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고, 통화에서 양이원영 이원은 이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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