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로 횟집에 손님이 오지 않으면 어쩌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출이 예고된 가운데 한 횟집 사장의 걱정이다.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려고 하면서 국내에서도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감이 크다.
더구나 여전히 과학적으로도 오염수에 대한 안전 여부가 불분명할 뿐더러 공포감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응책도 여전히 미흡할 뿐이다.
◆ 일본, 오염수 방류 시운전 돌입…불안감 고조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지난 12일부터 원전 오염수를 바라로 방류하는 설비의 시운전에 돌입했다. 시운전을 2주간 진행한 뒤 올 여름에 오염수 방류에 돌입한다.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도 여전히 찬반이 갈린다.
미국은 일본 정부가 제1원전 오염수 방출 과정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긴밀하게 협의를 한다면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말 그대로 반대 입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후쿠시마 제1 원전 부근에 쌓여 있는 오염수 탱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은 이번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합리화 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수질이 인체에 해가 없어 방류가 정당하다는 일본측의 입장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게 싱하이밍의 의견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원전 오염수 방출의 안정성과 관련해서 전문가들조차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원전 오염수에 대해 IAEA의 기준을 통과하게 되면 위험이 될 게 없다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실제 해류 영향, 선박의 평형수 무단 방출, 먹이 사슬에 따른 수산물 위험성 등을 우려하는 입장이 팽팽하다.
이렇다보니 오염수 방류로 인해 수산업 분야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 천일염 주문 폭주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오염수 방출 이후에는 수산물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가 현재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상태지만 방류로 인해 1차적인 영향을 받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한 소비자는 "수산물을 대상으로 한 생산지 경계를 하는 게 무의미한 것 아닌가"라며 "어류의 이동에 따라 후쿠시마산, 일본산, 국내산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 지 걱정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 역시 후퇴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 위축의 신호탄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제학자는 "오염수에 대한 안전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공포감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수산 가공식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정부 대응책 미흡…불안감 더욱 키워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미흡한 대응 역시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진다.
일단 현 상황에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분석 장비를 통해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실험 검사를 완료하는 데는 3시간이면 충분하다.
다만 시료 수거, 배달, 검사 등 절차를 모두 포함해 결과를 보여주기까지는 5일 가량의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해양수산부는 검사장비를 추가 확충할 방침이다.
한 수산물 시장 상인은 "5일동안 기다려서 수산물을 어떻게 팔 수 있겠느냐"며 "그것을 기다리기 전에 손님은 오히려 시장을 떠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양 방사능 검사 역시 정해진 시일에만 가능하다보니 즉각적인 대응을 하기에도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해수방사능 분석지점 [자료=원자력안전위원회] 2023.06.13 biggerthanseoul@newspim.com |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관리하고 있는 해수방사능 분석지점은 동해·남해·서해에 걸쳐 모두 40곳에 달한다. 해양 3면에 대해 40곳의 시료를 채취한 검사가 실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동의를 하지 않는 부분이다.
원안위의 검사 시기도 최단 월 2회에서 최장 년 1회까지 걸쳐있어 실시간 대응은 어려운 상황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채취선을 직접 운용할 수 없어서 해수부 산하 기관의 도움을 얻어 채취하고 있다"며 "원안위는 정밀한 방사능 검사를 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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