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요즘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워 정부의 제도 지원이 꼭 필요합니다"
국내 대기업 임원들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추경호 경제부총리-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추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에게 이 같이 요구했다.
이 날 간담회에서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16명의 대기업 사장·부사장급 임원들은 추 부총리를 만나, 수출 감소와 판매 부진, 재고 누적 등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최근 글로벌 경제 위축 등의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은 "기업활력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며 "우리 기업인들은 연구개발(R&D) 세제 지원 강화·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정책 제도 지원 강화·국가전략산업 지원 강화 등을 적극 건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면 기업들이 훨씬 경영하기 좋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추경호 경제부총리-기업인 간담회'에서 추 부총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
당초 국내 기업들은 R&D 세제 지원이 이뤄져야 선제적 기술 개발이 필요한 반도체 등 주력 산업에서 세계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기업들은 세계적 흐름에 맞춘 탄소중립 전환 비용으로 커진 기업 부담을 줄이는 방안과 인공지능(AI)과 바이오 등 국가전략산업 투자 확대를 위한 지원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이에 추 부총리는 즉각 이 같은 기업인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추 부총리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제거하고 길을 넓혀드리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면서 "수출은 지역과 품목이 편중되어 있어 걱정인데 수출 지역·품목을 넓히도록 R&D 세제 지원과 각종 규제 제거 등을 뒷받침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추 부총리는 이와 함께 "오해 지정학적 요인과 금리 시장 불안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 등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수출도 아직 어려워 경기가 살아나고 있지 않은 만큼 정부가 더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추경호 경제부총리-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지용 기자] |
당초 비공개로 진행된 이 날 간담회는 예상됐던 시간보다 20분가량이 더 지나서야 끝났다. 기업인들이 추 부총리 등에 요구한 건의사항이 예상보다 많고 내용도 깊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간담회가 끝난 뒤 행사장 앞에서 '중요한 건의사항이 무엇이었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기업인들은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완표 삼성 글로벌리서치 사장은 "경영상황이 힘들지만 열심히 투자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용철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도 "하반기가 되면 경기가 조금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도 정부에서 요구하는 기업 투자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 사장은 예상보다 간담회가 길어진 것에 대해 "기업 투자 등 기업인들이 모두 좋은 건의 말씀을 드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완표 삼성 사장, SK 윤용철 부사장, 최준영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 하범종 LG 사장 등을 비롯해 이시우 포스코 사장, 고정욱 롯데 부사장, 이성수 한화 사장, 홍순기 GS 사장, 금석호 HD현대 부사장, 강승협 신세계 부사장, 류경표 한진칼 사장, 백승암 두산 부사장, 김영범 코오롱 사장, 양승주 DB 부사장, 엄태웅 삼양 사장, 박우동 풍산 부회장 등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에서는 추 부총리를 포함해 이형일 차관보, 고광효 세제실장 등 6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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