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하도급법 위반 조사에 대비해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20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기소된 현대중공업 상무 A씨 등 임직원 3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법원 로고. 2020.03.23 pangbin@newspim.com |
박 판사는 "당시 공정위가 조사 대상을 검찰에 고발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았고 피고인들의 행위와 공정위 고발 사이에는 1년이 넘는 시간 차가 존재한다"며 "당시 현대중공업의 주된 관심사는 검찰 수사가 아닌 공정위 조사에 대비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증거인멸의 고의가 명백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려워 증거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어찌 보면 검찰 수사보다 훨씬 중요한 공정위 조사를 방해한 행위는 크게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도 "하도급법상 조사방해 행위를 과태료 대상으로만 정한 법 체계에 따른 부득이한 결론"이라고 부연했다.
하도급법과 파견법 위반의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과 달리 자료 은닉·폐기 등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 과태료만 부과할 뿐 형사처벌 규정은 없다.
앞서 A씨 등은 2018년 7~8월 경 공정위의 하도급법 위반 직권조사 및 고용노동부의 파견법 위반 수사에 대비해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2021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회사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PC 102대와 하드디스크 273대를 교체해 법 위반 관련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했고 B씨와 C씨는 다른 직원들에게 순차 지시하는 방법으로 대규모 증거인멸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들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해 현대중공업 법인에 1억원, 직원에게 2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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