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방중한 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중국 외교부가 미국을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독재자'로 지칭하는 등 미중관계가 벌서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양타오(楊濤) 중국 외교부 미주대양사 사장(국장)이 미중관계와 관련된 10가지 논점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관영 CCTV가 22일 전했다. 양타오 사장의 발언들을 관영매체가 공개한 것은 지난 18일부터 19일까지의 방중을 마친 블링컨 장관이 기자회견과 브리핑을 통해 방중과정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행한 발언들에 대한 중국측의 반박 성격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양타오 사장은 '하나의 중국'과 관련해 미국이 사실을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만 문제에 대해 중미 양국은 '하나의 중국'에 합의했고, 이는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의미"라며 "이같은 약속은 중미 3개 공동성명에 명확히 반영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대만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하나의 중국' 정책의 핵심내용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중국에 했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오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신장자치구, 티베트자치구, 홍콩 문제에 대해 이들 문제는 인권, 종교, 민족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주권과 영토에 대한 문제이며 중국 안보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자 중국의 핵심이익으로, 외부의 간섭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이 아니며, 남중국해에서 자유로운 항행은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미국의 군함과 군용기가 중국 주변에서 강한 도발을 지속하며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제기하는 '규칙에 의한 국제질서'에 대해 그는 "중국은 UN헌장에 처음 서명한 국가로 현재 국제질서의 창설자이자 옹호자"라며 "도대체 어떤 규칙에 의한 국제질서를 말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UN헌장이 그 규칙이라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만약 소수 국가가 제정한 규칙이라면 중국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의 전환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중국이 어떻게 리스크가 된다는 것인가"라며 "어떻게 포장하더라도 디리스킹이든 디커플링이든 본질은 탈중국화로, 결국은 기회박탈, 협력박탈, 안정박탈, 발전박탈을 의미한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결국 미국은 스스로를 파괴하고 세계를 억누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그는 "중국의 입장을 왜곡 묵살하거나 비방해서는 안되며, 중국기업과 개인에 대해 불법적인 일방적 제재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겨냥해 "일부 국가는 중국에 러시아에 무기제공하지 말것을 요구한다"면서 "누가 분쟁 당사자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는지는 전세계가 알고 있다"고 강조햇다.
미중 군사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점에 대해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일방적 제재를 포함한 양국 군사교류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중국내 미국기업 활동에 대해 그는 "중국에는 7만여개의 미국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 중 90% 이상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개방의 문은 더욱 크게 열릴 것이며 비즈니스 환경 역시 지속 개선될 것이지만, 외국기업은 중국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국내법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20일(미국 캘리포니아 현지시간) 정찰풍선 사건을 언급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독재자로 표현해 논란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 마오닝(毛寧) 대변은은 "매우 터무니없고 무책임하며 기본적인 사실과 외교적 예의에 엄중하게 위배되며, 중국의 정치적 존엄을 엄중하게 침범한 것으로, 공개적인 정치적 도발"이라며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명했다.
중국 외교부 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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