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태 종료 이후 이틀째인 26일(현지시간) 바그너 그룹에 소속된 용병들이 국방부와 계약을 하거나, 벨라루스로 떠날 수 있도록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과 성명 등을 통해 "대부분의 바그너 그룹 소속원들은 애국자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반란과 관련해 자신은 처음부터 유혈사태를 피하라고 명령했으며 이같은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물러선 바그너 그룹 전사들과 지휘관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원한다면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가도록 해주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용병들은 국방부와 재계약하거나,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크렘린 당국과 이번 반란을 주도한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벨라루스 정부의 중재로 반란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바그너 그룹 소속원들이 국방부와 재계약을 하거나,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망명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푸틴 대통령은 이밖에 러시아는 현재 단합돼 있다면서 '실수를 한 사람들'이 이 사회에 의해 단호하게 거부되고 비극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반란 주동자는 전사들이 서로 죽이기를 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도 바라는 것"이라면서 "이들은 조국과 자신의 추종자들을 배신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부터 공개 활동을 재개하며 반란 사태 후유증을 조속히 수습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는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했다.
앞서 러시아의 크렘린궁은 이날 청년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포럼인 '미래의 엔지니어'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는 푸틴 대통령의 모습을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과 기술의 역할을 강조헸을 뿐 바그너 그룹 반란사태에 대해선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프리고진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축출을 요구했던 군부 핵심 인사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도 이날 행사에 동석해 건재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밖에도 세예드 에브라함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운영을 하는 모습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정부가 이같은 행보를 통해 반란사태로 흔들렸던 국정 장악력을 빠르게 회복하고 민심 동요를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