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과학적인 언어이자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외래어와 외국어 그리고 신조어가 무차별 하게 남용되고 있습니다. 방송과 드라마, 영화, 인터넷과 SNS엔 신조어 등이 넘쳐 납니다. 이에 뉴스핌은 미디어에 쓰인 한글 오남용과 함께 쉬운 우리말을 써야 하는 이유를 풀어 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국민의 정책 이해를 위해 미디어와 공공기관 언어 개선을 위한 '새말모임' 등 다각화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의 응답을 하던 때가 있었다. 취재진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긍정적으로 평가됐지만 '도어스태핑'이라는 단어는 국민들이 어렵게 느꼈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도어스태핑'을 '출근길 문답'으로 순화하는 작업을 했다. 지금은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이 중단됐지만, 국민의 정책 이해를 도운 언어 정책 사업의 사례로 꼽힌다.
국어원은 2005년부터 매체의 언어 및 공공기관 언어 개선을 위한 정책을 수행했다. 방송, 신문, 인터넷 등의 매체 언어와 공공기관의 언어를 개선하기 위해 2005년 KBS, MBC, SBS, EBS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매체 언어 개선을 본격화했고 2009년 5월에는 내부에 '공공언어지원단'을 설치해 공공기관의 언어 개선 정책을 펼쳤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공동으로 방송에서의 외래어·외국어 오남용 개선 방안을 연구해 지침도 개발해 2010년에는 드라마, 예능 등에 등장하는 저품격 언어 사용 사례를 매월 조사한 후 개선안을 제작자에 제시하는 등 개선을 촉구했고 올바른 신문 언어 사용을 위한 지침서도 제작해 신문 종사자들이 활용하도록 했다. 2019년까지 '인터넷 및 외래어 외국어 사용 지침'에 대한 연구와 사업을 이어왔으나 미디어 속 외국어·외래어 오남용 개선이 나아지지 않자 국어원은 본질적으로 국민의 생활 속에서 쉬운 우리말이 정착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원내 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가 미디어 속 외래어·외국어 오남용 실태를 심의하고 관련 지침을 보급했지만 드라마와 예능, 최근에는 인터넷 콘텐츠까지 미디어 환경이 확대되고 변화하고 있어 외래어와 외국어 사용에 대한 검열과 지침 수용 효과가 미비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침이 있어도 방송에 수많은 종류의 콘텐츠가 있다"며 "공공성이 큰 뉴스를 대사응로 지침을 적용할 것인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국어원의 외국어·외래어 오남용 사용과 관련한 지침을 예능에 적용하는 것 역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 출연자의 말이 '어문 규정에 어긋낫다'고 지적하는 것은 콘텐츠의 창작성 문제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에 정책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거다.
국어원 측은 "신문, 방송, SNS 등 미디어 환경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어 국어 지침에 대한 재정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에서 외래어, 외국어를 많이 쓰는데 외국어가 정착되기 전 새말을 만들어 우리 일상에 정착시키도록 하는 '새말모임'을 통한 쉬운 우리말 쓰기가 2020년부터 운영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은 어려운 외국어 신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어 전문가 외에 외국어, 교육, 홍보‧출판, 정보통신,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새말모임'에서 새로운 우리 말로 다듬는 활동이다. '스크린도어'를 '안전문'으로, '치팅데이'가 '먹요일'로, '오픈스페이스'는 '열린쉼터'로, '도어 스태핑'을 '출근길 문답' 등으로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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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은 언론사 및 공공기관에서 배포한 기사와 보도자료를 검토해 새로 유입된 외국 용어를 발굴하고 이들 중 공공성이 높은 외국어를 새말모임에서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 매주 발표하고 있다.
'새말모임'을 통한 결과물도 새로운 언어이기 때문에 정착을 하기 위해서는 실생활에서 많이 쓰여야 하고 사람들과 공감이 형성돼야 한다. 국어원 측도 언어의 사회성 측면에서 '새말모임'의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속 외래어·외국어 순화작업을 하는 이유는 '소통'을 위해서다. 국어원 관계자는 "국회에서도 많이 지적하고 일반 국민, 젊은 세대가 잘 모르는 용어가 신문에 꽤 등장한다"고 말했다.
국립국어원은 정책을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게 '쉬운 우리말' 순화를 작업을 하고 있으며, 지자체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직원 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국어원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어도 의미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국어원은 신문과 미디어에서 소개되는 정책과 관련해 이해하기 어려운 외래어, 외국어 사용을 우리말로 순화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국어 책임관을 광역 지자체에 두고 1년에 1번씩 연수회를 진행하며 정책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후 국립국어원은 유튜브 등을 통한 온라인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다. 국어원 관계자는 "쉬운 우리말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정책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 '새말 모임' 결과 등을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한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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