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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내연기관차 가격의 전기차, 안 살 이유 있을까

기사등록 : 2023-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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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구매 부담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 선택지
소비자는 합리적 가격·기업은 전기차 브랜드 경험 제공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저가형 전기차 대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테슬라가 2만5000달러(3200만원)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2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폭스바겐, 볼보, 제너럴모터스(GM) 등 모두 저가형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와 기존 완성차 브랜드가 벌인 전기차 대전 1라운드에 이은 2라운드가 열리는 셈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평균 취득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4278만원이다. 2019년 3290만원에서 1000만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수입차는 2020년 6308만원에서 2022년 상반기 7834만원으로 1526만원 올랐다. 일명 카플레이션(차+인플레이션)으로 자동차 가격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정승원 산업부 기자

이러한 차 가격의 상승으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는 유지비 측면에서는 내연기관차보다 적게 들지만 차 가격 자체는 비싸다는 인식이 대부분이었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도 지난해 5500만원, 올해 5700만원으로 변경될 정도로 대부분 5000만원 중반이 넘었다.

이는 분명 전기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예비 소비자들에게 일종의 문턱으로 작용했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여전히 비싸면서 구입을 망설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저가형 전기차가 현실화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애초에 저가형 전기차는 완성차 브랜드들이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않고도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를 지향하며 개발됐다. 지금도 일명 보급형 전기차들은 존재한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기아 니로 EV, 쉐보레 볼트EV·볼트 EUV 등은 보조금을 적용받으면 3000만원대부터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엄연히 보조금을 적용했을 때의 이야기다.

보조금을 적용받지 않고도 전기차를 2만5000달러(3200만원)에서 3만 달러(39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면 분명 전기차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다.

수입차 브랜드의 모델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도 저가형 전기차가 매력적인 이유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테슬라, 폭스바겐, 볼보의 저가형 전기차들은 국내에 출시되더라도 가격이 내연기관 모델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싼 가격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망설였던 사람들에게 구미가 당기는 요소다.

수입차 브랜드에서 시작된 저가형 전기차는 결국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수입차 브랜드에서 저가형 전기차를 출시한다면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가 반값 전기차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전기차 업계에도 저가형 전기차가 관심사로 떠올랐다"며 "프리미엄 브랜드 외에 대중 브랜드는 보급형 전기차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밀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후 전기차도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전기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배터리 가격이 낮아지면 전기차 가격 자체도 저렴해질 것이다. 이에 많은 완성차 브랜드들이 배터리 가격이 떨어지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돌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배터리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다. 빠르게 변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향후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저가형 전기차의 출시는 기업 입장에서도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필요한 선택지다.

전기차 시대가 오기 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아직 많다. 전기차 가격의 현실화 외에도 충전 인프라 문제와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신뢰 문제도 있다. 이러한 과제 속에서도 저가형 전기차는 완성차업체가 지향하는 탄소중립에 분명 필요한 과정이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고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자기 브랜드의 전기차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저가형 전기차 시대가 기대된다.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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