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윤희 인턴기자 = "상인들 본인과 그 가족들도 다 수산물 먹습니다. 믿으니까 먹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슬부슬 내리던 빗발이 잠시 잦아든 30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에 모였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곤경을 겪고 있는 관계자들의 고충을 청취하고, 수산물 소비를 촉진한다는 목적에서다.
[서울=뉴스핌] 김윤희 인턴기자 =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박세형 노량진수산시장 대표(맨 오른쪽)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맨 왼쪽부터 김상훈, 김영선, 류성걸 의원.) 2023.06.30 yunhui@newspim.com |
이날 12시로 예정된 오찬보다 30분 이르게 도착한 김상훈·김영선·류성걸 의원은 1층 수산시장 소매점을 돌며 직접 점심용 횟감을 골랐다. 평일 오전이라 한산한 직판장 안을 가로지르는 양복정장 차림의 의원들에게 몇몇 상인은 "요즘 수산물이 엄청 싸다", "어민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좀 팔아달라"며 말을 건네왔다.
발길을 멈추고 "안녕하세요, 어 이렇게 싱싱합니까" 하며 운을 뗀 류성걸 의원은 횟감을 추천해달라는 말에 상인이 꺼내든 민어를 보고 연이은 감탄사를 뱉었다. 바닥에서 펄떡이는 민어에 손을 갖다대고 "지름이 이만하다"며 크기를 가늠하기도 했다.
김영선 의원은 수조에 손을 담가 물을 떠 마시길 반복하고, "2011년에도 (일본에서) 방류가 됐지만 지금 전혀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1년 후쿠시마 사고 당시 고농도 방사성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방출됐지만 12년간 한국 해역에서 의미있는 방사능 증가가 관측되지 않았다는 여당 주장의 연장선이다.
김 의원은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던 류 의원에게도 물을 마셔보라 권유했다. 이에 류 의원 역시 손으로 수조 안의 물을 떠 마시며 "기재위 국민의힘 의원 중 오늘 참석하실 수 있는 분들은 다 오셨으니 국내 자연산 수산물만 주시라"고 상인에게 요청했다. 김영선 의원과 "양이 많으면 싸가면 된다"고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함께 자리한 박세형 노량진수산시장 대표는 "수조 안의 물은 해수를 증수한 거라 우리 권안 아주 깊은 데서 가져온 것"이라며 안전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김윤희 인턴기자 = 30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윤영석 기재위 위원장(가운데)이 수산물 업계 종사자들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배준영, 박대출, 윤영석, 김영선, 류성걸 의원) 2023.06.30 yunhui@newspim.com |
기재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도 이런 박 대표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의 뜻을 표했다. 윤 의원은 류 의원과 마찬가지로 직접 수조 안의 멍게와 전복을 집으며 "이게 완도에서 온 거에요?"하고 원산지를 거듭 확인했다.
20여분 간 소매점 상인들과 말을 나눈 의원들은 동해안에서 온 민어와 우럭, 남해안의 통영 멍게와 완도 전복을 골라 손질을 부탁했다.
이후 기념촬영에서 윤 의원은 "일부 정치인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괴담을 부풀리고 있다"고 야당을 겨냥해 발언하며, 파이팅 구호와 함께 수산업계 종사자들을 격려했다.
김 의원은 "2011년 방류된 것도 지금 우리 한국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향후 또 IAEA(국제원자력기구) 검사 등 정확히 대처할 건 대처하고, 이해할 건 이해하고, 그렇게 화학성분에 관해선 국제기준에 맞는 대처를 할 것"이라 밝혔다.
마지막에 도착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국내에서 드시는 모든 수산물은 다 안전하고 후쿠시마에서 오는 수산물은 없다"며 "정부와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해로운 수산물이 절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니 우리 윤석열 정부를 믿어달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들이 릴레이로 수산시장을 찾아 오찬 또는 만찬을 하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야당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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