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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훈 KIND 사장 "해외 투자개발 시장 더 커진다...금융·인재 필요성 절실"

기사등록 : 2023-07-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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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훈 KIND 사장 인터뷰
"PPP 생태계 조성, PPP 사관학교 역할 맡을것"
"초장대 교량, 초장대 터널 등 국내 기술력 세계 최고"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긴 이름의 우리 공사는 고부가가치를 위한 해외투자개발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외교부터 건설 수주 업무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는 우리 공사 직원들은 말 그대로 '건설 외교관'이라 칭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021년 2대 사장으로 취임한 이강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사장의 이야기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강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 2023.07.04 pangbin@newspim.com

해외 건설시장에서 투자개발형 사업 발주가 늘어나면서 우리 기업들도 PPP(민관합작투자사업)을 통해 해외 투자개발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중국이나 터키와 같은 후발주자에 비해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 개발사업을 총괄 지원하고 있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의 역할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해외 투자개발사업의 금융지원과 인력양성 문제가 공사의 최대 책무라는 진단이다. 이같은 PPP의 원활한 지원을 위한 조직확대와 자본금 추가 확보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지난 5일 이강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은 서울 여의도 공사 사무실에서 진행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해외건설 인력양성과 원활한 금융지원을 위해서는 충분한 자본금을 확보해야하고 공사 규모도 지금도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해외건설촉진법 개정을 비롯해 그같은 노력을 제일 먼저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KIND는 국내기업의 해외 건설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2018년 설립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설립 9개월만인 2019년 1월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며 위상을 높였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이나 터키 등 EPC 후발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해외수주 실적이 떨어지자 자금을 동원해 투자개발형 사업을 지원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정부 판단에 따라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 투자개발형 사업에 진출할 때 KIND가 발굴하는 단계부터 운영하는 과정까지 전과정에 걸쳐 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강훈 사장은 한국도로공사 임원 출신이다. 도공에 재직할 때도 해외투자 업무를 주로 '해외통'이다. 특히 도로공사의 주요 사업 분야인 고속도로, 터널, 교량의 해외사업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인재다. 그런 그가 사장에 재임하면서 KIND의 역할은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도로가 제 '전공'이겠지만 KIND의 역할은 도로 뿐만 아니라 플랜트를 비롯해 우리 건설업계가 취급할 수 있는 모든 공종을 맡고 있습니다. 사장인 제 자신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으며 직원들은 더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외투자개발사업의 첨볌이자 개척자인 만큼 업계에 앞서 현지 시장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이 사장은 무엇보다 해외건설 인재양성을 강조했다. '건설외교관' 업무를 하는 만큼 질높은 인재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업무 수행과정에서 그들의 능력을 120% 끌어내는 것이 공사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결국 해외건설 강국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이란 게 이 사장의 이야기다. 

◆ 5천억 수준 공사 자본금 2조원으로 늘려야...해촉법 개정 절실

KIND의 역할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회사 역량 증대라고 이 사장은 말했다. 지난 5년간 해외건설 투자개발 시장은 확대됐다. 그럼에도 현재 KIND의 자본금 한도는 5000억원이다. 이를 2조원까지 늘리기 위한 해외건설촉진법(해촉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정부의 해외수주 목표는 높지만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이강훈 사장은 "직접투자를 많이 하기 위해선 자본금이 필요한데 현재 5000억원 가운데 4436억원을 납입 받았다"면서 "결국 직접 투자를 많이 하기 위해서는 5000억원은 적기 때문에 늘려가고 한편으론 자산 인수도 같이 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번째 목적은 새롭게 개발하고 건설하는데 투자를 하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인력 역시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KIND 정규직은 70여명에 불과하다. KIND는 보통 직원과 다르다. 일반적인 EPC사업에선 수주에만 집중하면 되지만 PPP의 경우 그 나라의 외교적 부분부터 국토계획, 도시계획 전반을 이해해야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건설 외교관'을 양성하는 게 KIND인 셈이다. 

PPP 사관학교로서의 KIND의 역할도 강조했다. 이 사장는 "아직 인원이 많이 적지만 이들이 사업을 발굴하는 단계부터 투자하고 유지관리 등 운영하는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다른 민간분야나 공공분야에서 다양한 사업단계를 경험한다"면서 "이 때문에 노하우와 역량을 많이 키우게 된다"고 했다.

이어 "직원을 충원하는 노력을 통해 PPP 사관학교 기능을 하려고 한다"면서 "KIND에서 숱한 사업 경험을 갖춰 직원들이 각 기업이나 공사와 같은 우리나라에서 필요로 하는 투자개발형 인재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5년간 6천억원 직접투자 1조원 간접투자...70개 사업 검토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강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 2023.07.04 pangbin@newspim.com

지난 5년간 12개국 20개 프로젝트에 4억8000만 달러(약 6000억원)를 직접 투자했고 PIS정책펀드를 통해 15개 국가에 1조원 규모를 간접투자 했다. 이 외에도 사업 발굴단계에 정부 예산으로 60여개 가까운 타당성 조사와 70여개 사업 검토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SK에코플랜트가 수주한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개통,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폴란드 폴리머리 폴리체 화학플랜트 공장 초도 생산 등이 이뤄졌다. 이 외에도 미국, 영국, 중동, 칠레, 동아시아 등에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인도네시아의 누산타라 신행정수도 이전, 우크라이나 재건복구 등을 검토하면서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다만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특성이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투자개발형 사업에 진출하지 않고 있어서 일부 글로벌한 기업들 위주로만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과 사업하는걸 홍보도 하고 PPP 가이드라인같은 책자도 만들어 안내하는 등 PPP 생태계를 조성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스크로 인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협력하면서 생태계를 건전하게 만들어갈 계획"이라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스스로 사업을 개발·발굴하는 능력도 키워가고 사업의 영역 자체를 선진화하고 다변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세계 유수 건설사 속에서도 국내 건설사들의 기술 경쟁력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투자개발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먼저 제안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초고층 빌딩, 초장대 교량, 초장대 터널 등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있다"면서 "우리기업들이 투자개발형을 할 수 있는 능력들을 더 갖춰 선진국이나 개도국에 제안을 하는 형태로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일본도 한창 건설할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유지관리로 넘어갔다"면서 "한국도 이제 조금씩 (건설이)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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