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애플 '비전 프로' 출시와 함께 혼합현실(MR·Mixed Reality) 생태계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생산목표 절반이상 낮춰 잡으며 출시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비전 프로'에는 국내 IT부품사 제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초 생산목표가 많지 않아 생산목표 감소가 국내 IT 부품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외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2024년 출시 예정인 '비전 프로'의 첫 해인 2024년 생산목표를 기존 100만대에서 40만대로 낮춰 잡았다. '비전 프로'에 들어가는 국내 IT 부품사 제품은 LG디스플레이의 외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삼성전기 M2 프로세서용 FC 기판, LG이노텍 LiDAR 스캐너, TrueDepth 카메라 3D 모듈 등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비전프로 [사진=블룸버그] |
애플이 MR헤드셋이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애플이 MR 생태계를 빠르게 키워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가상현실(VR)기기의 터줏대감인 오큘러스가 게임 마니아층 중심으로 VR 생태계를 확장시켜 나갔다면, 애플은 '비전 프로' 출시와 함께 MR기기 대중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기대됐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MR 헤드셋 시장 진입은 향후 메타 주도로 한정된 MR 헤드셋 시장 규모와 파이를 키우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2026년 출시가 예상되는 글라스(안경) 형태의 차세대 MR 헤드셋 시장은 애플 주도로 확대되고,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핵심 공급망에 참여해 2030년 이후 수 억대 규모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R 기기 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400만원이 넘는 '비전 프로'의 가격이다. '비전 프로' 가격은 3499달러(457만원)으로 애플은 더 저렴한 버전 출시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생산목표 감소로 저렴한 버전 계획은 뒤로 미뤄질 수 있다.
'비전 프로'의 생산목표 감소로 국내 IT 부품사들이 받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제시됐던 100만대의 생산목표 양도 많지 않았던 데다, 애플이 생산목표를 감소는 이미 예상됐기 때문이다.
또 이번 생산목표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일본 업체 소니가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한 IT부품 업계 관계자는 "처음 애플에서 요청한 물량은 많지 않았고, 생산목표를 100만대로 제시했을 때도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가 있었다"면서 "비전 프로의 재료비 절반 이상을 마이크로OLED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만큼, 비전 프로 생산목표 감소에 따른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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