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미래에셋생명보험이 교통사고를 가장해 만삭의 외국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확정된 남편에게 30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6부(김인겸 부장판사)는 6일 이모 씨가 미래에셋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과 달리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미래에셋이 이씨에게 10억1250여만원과 올해 6월부터 오는 2055년 9월까지 33년간 매월 520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승소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씨가 미래에셋으로부터 받게 될 총 보험금은 3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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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씨는 지난 2014년 8월 경부고속도로 천안IC 부근에서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아 동승자인 캄보디아 국적 아내 A(당시 24세)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임신 7개월차로, 이씨가 A씨 앞으로 가입한 사망보험금은 95억원에 달했다.
이씨는 재판 끝에 살인과 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금고 2년형을 확정 받았다.
그는 보험사들을 상대로 보험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미래에셋을 상대로는 보험금 30억여원을 청구했다.
1심은 보험 계약 체결 당시 피보험자인 A씨가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상태였다며 계약에 흠결이 있다고 판단, 이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아내 A씨가 각 보험계약 청약서의 피보험자란에 자신의 이름을 자필로 기재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계약 체결 내용을 이해한 후 진정한 의사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같은 1심 판결을 뒤집고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씨는 이밖에도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고 농협생명보험과 교보생명보험,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도 승소했다. 1심에서 패소한 라이나생명보험 상대 소송은 내달 25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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