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 "저희 부부는 지난달 결혼식을 올리고 직장이 있는 서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어요. 두 사람이 모든 돈만으로는 신혼집을 구하기 충분치 않던 차에 '서울시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을 통해 1억5천만 원을 대출받아 전셋집을 구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자를 내고 있어 부담도 크게 덜었습니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임신 준비도 시작하려고 하는데, 아이를 낳아 키우면 지금보다 돈이 더 들텐데 이자지원 혜택을 더 늘려주셨으면 좋겠네요…. (서울에 사는 30대 신혼부부)
서울시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는 최대 연 1200만원까지 임대차 보증금 이자지원을 받을 수 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신혼부부에 대한 임차보증금의 대출 한도를 높이고 이자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예비) 신혼부부 지원대책'이 발표됐다.
주거비 부담은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로 꼽힌다. 또한 심각해지는 저출생의 주 원인 중 하나다. 집값이 1% 오르면 최장 7년까지 출산율에 영향을 미치고 합계출산율은 약 0.014명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주거 안정성은 임신과 출산을 결심하게 하는 큰 요인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신혼부부 10쌍 중 9쌍이 1억5000만원 정도의 빚을 짊어지고 결혼생활을 시작하고 있다.
신혼부부 공무원 4커플과 대화를 나누는 오세훈 시장 모습 [사진=서울시] |
서울시는 먼저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 대출한도는 기존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고 이자지원도 연 3.6%에서 연 4.0%로 각각 확대했다.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 사업은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에 임차보증금(전월세보증금)의 대출이자 일부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국민·신한·하나 3개 은행에서 최대 3억원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으며 대출이자를 최대 연 4.0%, 최장 10년간 지원해준다.
지원 대상은 결혼한 지 7년 이내 서울 거주 신혼부부거나 예비신혼부부다. 연소득 9700만원 이하여야하며 해당 주택의 전세금(임차보증금)이 7억원 이하 주택, 주거용 오피스텔인 경우가 대상이다. 지원을 원하는 신혼부부는 조건이 될 경우 서울주거포털에서 신청할 수 있다.
2018년부터 매년 평균 9200쌍의 신혼부부가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을 받고 있으며 지금까지 총 4만7322가구가 지원을 받았다.
이밖에 서울시는 코로나 이후 급증한 결혼식 수요로 예식장을 잡기 어려운 예비 신혼부부를 위해 공공 예식장을 늘린다. 이에 따라 현재 북서울꿈의숲, 서울시청사 등 19개에서 향림도시농업체험원 등을 추가해 24개로 늘린다. 예식공간 수용인원도 현행 100명에서 최대 1000명까지 확대한다. 결혼을 원하는 서울시민 예비 신혼부부는 온라인으로 예약하면 된다.
또 결혼생활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건강한 의사소통을 위한 심리상담부터 체계적인 자산형성을 위한 재무교육까지 맞춤 지원하는 '신혼부부학교'를 새롭게 운영한다. '신혼부부학교'는 ▲결혼 초기에 겪게 되는 문제와 갈등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부부로서의 준비, 배우자의 역할, 의사소통 방법 등을 배우는 '예비‧신혼부부 교실' ▲부부관계를 점검하고 심층 상담을 해주는 '신혼생활 컨설팅' ▲체계적인 자산형성과 경제적 자립을 통해 안정적인 가정경제를 돕는 '재무상담 및 금융교육' 등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 신혼부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주거비 문제를 비롯해 신혼부부들이 느끼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듣는 시간을 가졌다. 오 시장은 "신혼부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은행 대출 부담 같은 것만 덜어줘도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집 문제 때문에 결혼을 늦추고 망설이지 않도록 결혼을 마음먹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정책적‧재정적인 지원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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