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가희 인턴기자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3일 유엔총회에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회부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국내 문제를 해외로 이슈화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5회 국가현안 대토론회 '세계질서 대전환기 국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참석해 "유엔총회는 다수결로 정하게 돼 있다. 과학 문제를 다수결로 정하는 건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13일 국회에서 열린 제5회 국가현안 대토론회 '세계질서 대전환기 국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07.13 rkgml925@newspim.com |
반 전 사무총장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를 두고 "과학자들 결정에 정치가 들어갈 가능성은 0%"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제가 (유엔) 사무총장을 했었는데 제 밑에 있는 사무국은 전적으로 제 소관이었고 직속기구가 있었다"며 "유니세프 같은 직속기구의 기관장, 차석까지 제가 임명하고 운영은 자체적으로 하고 예산은 유엔에서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기구도 있다. 전문기구의 수장은 투표로 뽑았다. 아주 독자적인 기구다"고 강조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제가 유엔사무총장으로서 의장을 했는데 소위 기관장 회의라는 걸 했다"며 "유엔이 전체적으로 한 방향으로 가는 결정을 하는 회의를 하고 있다. IAEA는 틀림없이 매번 (회의에) 참석해왔다"고 덧붙였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사회자님께서 계속 유엔 산하기구 하시는데 IAEA는 유엔 산하기구가 아니다. 원전 국가들이 분담금을 내서 운영하는 기구"라고 발언했다.
또 반 전 사무총장은 "국제기구 수장이 방한했는데 공항에서 입국 저지한다고 해서 곤란을 겪었다든가 시민단체에서 얘기하기는 했지만 IAEA가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아서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이야기 등은 참으로 무책임하고 위험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7~9일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오후 10시경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했지 정의당, 진보당, 민주노총 등으로 구성된 시위대로부터 입국 저지를 당했다. 시위대는 입국장 일대에서 'IAEA 보고서 폐기하라', '그로시 고 홈(GO HOME)' 같은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입국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에 반 전 사무총장은 "아무리 시민사회의 행동이라고 해도 선진대국인 한국의 위상을 크게 추락시키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한국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저 자신이 참 부끄럽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로시 사무총장이 봉변을 당하고 그다음 날 전화를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래서 제가 대한민국 국민이 너무 화끈하게 환영해줘서 곤경에 처한 거 같다고 위로해줬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웃으면서 '큰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설명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답변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토론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김영주 국회부의장,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박병석 전 국회의장,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은 동아일보 논설위원,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최원기 국립외교원 아시아태평양연구부 교수, 박상철 국회입법조사처장, 조의섭 국회예산정책처장, 이명우 국회도서관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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