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에서 행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부장판사)는 13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계 중국인 A(42)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40시간의 약물중독재활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
재판부는 "피고인은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에서 대담하게 불특정 피해자를 대상으로 강도살인과 폭행을 저질러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그럼에도 원심에서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관세음보살이 시켜서 그런 것'이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한 것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신감정 결과 피고인이 범행 당시 환청이 있었다고 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상적인 상태로 보인다"며 "이 법원에 이르러서는 상당부분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에게 유·불리한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면 원심이 피고인의 정신적 문제까지 모두 고려해 징역 35년형을 정한 것은 적정하다고 보인다"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다만 공소사실에 A씨가 투약한 필로폰 양이 불상량으로 기재돼 있다며 1심에서 명한 추징금 10만원 부분은 취소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5월 11일 오전 6시 경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서울 구로동 일대에서 60대 남성을 폭행해 현금 47만6000원을 빼앗은 뒤 주변 도로 경계석으로 머리 부위를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인근에서 손수레를 끌고 지나가던 80대 노인을 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1심 결심 공판에서 "관세음보살이 육지에 내려가서 나쁜 인간들을 벌주라고 했다"며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사망한 사람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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