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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가전명가 넘겠다는 LG전자…사업 체질개선 나서는 기업들

기사등록 : 2023-07-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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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국면, 변화 통해 활로 모색하는 재계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백색가전 명가(名家)를 자부했던 LG전자가 가전을 넘어 스마트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전날(12일) LG전자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변화 비전을 선포하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논 하드웨어(Non-HW) 등으로 이동해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 같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언론 전면에 나서 대대적 변화를 예고한 것은, 보수적 기업문화 이미지를 가진 LG의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간담회 내내 '변화'를 강조하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메시지 속엔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 할 것이란 위기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가 12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미래 비전 발표회에서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LG전자는 '글로벌 선도 가전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2023.07.12 pangbin@newspim.com

LG전자가 안고 있는 위기감은 LG전자 뿐 아니라 삼성, SK 등 재계 곳곳에서 새어나온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 부문 파운드리 사업부와 메모리사업부의 제품 개발 총 책임자를 전격 교체했다. 삼성전자가 7월에 부사장급 임원인사를 단행해 개발 총 책임자를 바꾼 것은 이례적이다.

인사에 앞서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인사를 통해 대표를 물갈이 할 것이란 뜬소문도 돌았다. 반도체 업화 악화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직격탄을 맞고 대규모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 조직 내부의 위기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들이 안고 있는 위기의식은 급변하고 있는 경영 환경과도 맞물린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에 기업들이 직격탄을 받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론 그동안 지탱돼 온 수출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우리나라 기업의 가장 큰 시장이었던 중국은 기술 자립도를 높였고, 중간재를 한국 기업으로부터 수입하지 않고도 중국 기업으로부터 자체 조달할 수 있는 비율을 높여나갔다. 이에 수출이 흔들리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최근 정부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한 것은 연초 우리 경제의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감을 무색케 해 현재의 경기 침체 국면이 생각보다 길어질 것이란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한 경제단체 고위관계자는 "상반기에 정부에서 하반기엔 좋아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 놔 실제 발표되는 지표는 하반기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사실은 이미 던져 놓은 것이 있어 거기에 끼워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됐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추세적 반등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귀띔했다.

저성장 국면 속 기업들이 마주한 위기, 그 속에서 변화를 이야기하는 기업들이 갖는 공통점은 기존 돈을 벌었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와 같은 가전회사가 스마트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외치고,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생산했던 현대차가 전기차·수소차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SKT·KT와 같은 통신사가 비통신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 변화를 통해 활로를 찾고자 하는 기업들의 노력이다.

"지금까지 하던 방식으론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대기업이 가질 수 있는 관료적 방식, 태도를 다 바꿔나가고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고 바꿀 수 없는 것도 한번 바꿔야겠다는 생각으로 기업 변혁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직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입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말했다. 바뀌지 않으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판단. 그것은 비단 LG전자에게만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abc12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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