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에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는 기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추가로 내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4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2023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에서 "당분간 금리를 내린다고 얘기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금리 인하를 크게 기대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많은 분들이 금리를 기제부터 인하할 때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한은이 조심스러운 것은 (물가 상승률이) 다음달까지는 3% 밑에 있겠지만 연말에 다시 올라 3%를 좀 넘어갈 전망"이라며 "이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췄다가 다시 오르면 냉탕, 온탕 통화정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하루 전인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3.5% 유지를 결정했다.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7월 금통위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7.13 photo@newspim.com |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이유로 국내 물가와 가계부채, 미국 금리 결정 등을 꼽았다.
이 총재는 "기술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내려갈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며 "미국이 금리를 2번 정도 더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내리면 (한·미 금리) 격차가 훨씬 커져 외환시장이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최근 3개월 동안 가계부채가 늘었다"며 "단기적으로 어쩔 수 없지만 다시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지금부터 금리는 빠르게 오르지 않겠지만 올릴 것인지 아니면 내릴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국경제 체질 개선과 구조조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대중국 수출에 기댄 경제 성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다는 취지다.
이 총재는 "우리의 중국에 대한 수출은 팬데믹 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고 지난 10여년 동안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에 이를 하지 않았던 여파가 미중 갈등과 함께 겹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인 거시경제 안정과 인플레이션 등은 한은이 할 수 있으나 새로운 변화와 성장동력 확보는 사실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바뀔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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