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 이미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이 KDB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이 관심이 쏠린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취임일성으로 강조해 온 비은행 경쟁력 강화 전략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전날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지난 7일 마감된 KDB생명 매각 입찰에 참여했다. 산은은 입찰자로서 적격성·거래 성사 가능성·KDB생명의 중장기 발전 가능성 등 측면에서 하나금융을 우협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6~7주일 가량의 실사를 거쳐 산업은행과 최종 가격‧조건 등을 협상할 방침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그룹) |
업계에서는 지난 2020년 더케이손보(현 하나손해보험)를 인수한 하나금융이 3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또 한 번 KDB생명을 인수하려는 배경에 주목한다. 게다가 KDB생명의 1분기 말 부채가 약 16조6210억원에 이르는 만큼, 하나금융 입장에서도 부담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KDB생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하나금융이 매각가 2000억원에 8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에 뛰어든 이유는 함영주 회장이 취임일성으로 강조해온 비은행 강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함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냐"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실제로 기존 보험 계열사인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실적 기여도가 낮다. 하나금융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3조6212억원인데, 이중 은행 수익 의존도는 87.5%에 달한다. 금융지주 중에서 1, 2위를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은행 수익 의존도가 각각 67.9%, 65.6%인 점을 감안하면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비은행 강화가 보다 절실하다.
이번 매각이 최종 완료될 경우 하나금융은 보험사 자산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다. 하나생명의 자산은 1분기 말 기준 6조3264억원인 반면, KDB생명의 자산은 17조1433억원으로 업계 11위에 올라와 있다. 하나손해보험의 자산은 1조5000억원이다.
실적 측면에서도 KDB생명이 앞선다. 하나생명은 1분기 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KDB생명은 37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자본확충, 계열사 간 협업 시너지 제고, 신규사업 진출 등 전 방위적인 비은행 부문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하나금융의 지속적인 성장과 주주, 고객, 직원 등 모두의 가치에 부합할 수 있도록 M&A, 투자 등을 통한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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