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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권리보장법' 시행 1년 차… '검정고무신' 재발 방지할까

기사등록 : 2023-07-17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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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에서 故 이우영 작가의 작품 '검정고무신' 사건의 불공정행위를 확인하고 피신고인에게 원작자(신고인)에게 미배분된 수익을 지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지난해 9월 시행 이후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인 '예술인 권리보장법'이 권리를 침해받는 예술인들에게 실효성있는 조치가 될지 주목된다.

◆ 문체부 "'검정고무신' 작가, 미배부된 수익 지급 시정명령…미이행시 과태료"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부 정례브리핑에서 강정원 대변인은 '검정고무신 사건' 특별조사 마무리의 결론과 피 신고인에게 취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날 강 대변인은 "문체부는 검정고무신 사건의 피신고인에게 불공정행위를 중지하고 미 배분된 수익을 신고인(故이우영, 이우진)에게 지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이 3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검정고무신 사건의 예술인권리보장법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하게 된 경위와 향후 조사 계획에 대해 브리핑한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3.30 yooksa@newspim.com

문체부는 "체부는 피신고인이 배분의 대상이 되는 투자 수익을 신고인에게 배분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피신고인에게 '수익 배분 거부행위'를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피신고인은 그동안 미배분된 투자 수익을 신고인에게 배분하고 향후 추가로 진행되는 라이선싱 사업에 따른 적정 수입을 배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문체부는 저작권자 간 체결한 계약들에 불공정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피신고인에게 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함으로써 신고인에 대한 불이익 행위를 중지할 것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2010년 저작권자 간 체결된 '손해배상청구권 등 양도각서'가 '예술인 권리보장법' 제13조제1항제5호를 위반한다고 봤으며 '현저하게 신고인에게 불이익한 거래조건을 설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피신고인은 이행 기간 내 계약당사자와 협의하여 계약의 유효기간을 정하는 등 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사건당사자와 관계자로부터 제출받은 의견서와 자료들을 종합하여 예술인 권리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위원장 김기복)에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이후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가 심의 절차를 거쳐 시정명령을 요청함에 따라 이번 조치가 이루어졌다. 피신고인은 9월 14일까지 시정명령 이행 여부를 입증할 자료를 문체부에 제출해야 하며, 미 이행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3년 이내의 범위에서 재정지원을 중단·배제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문체부는 피신고인에게 '시정조치를 명령받은 사실의 공표에 관한 고시'에 의해 공표를 명할 수 있다.

◆ 시정명령·권고·과태료 부과 강제성 의문…시행 1년차 '정착·보완' 필요도

'검정고무신'의 원작자 故 이우영 작가가 세상을 떠나면서 2차 창작물에 대한 수익 미분배가 뒤늦게 널리 알려지고 예술인의 권리보장을 위한 법안 역시 최근에 주목받았다. 국민 만화로 사랑받은 '검정고무신'의 작가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영상의 판권을 계약상으로 명시해 확보하지 못한 것이 이 사태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신고인(이우영 작가 측)과 피신고인이 소송을 이어오면서 수익이 제대로 배분되지 못한 사정도 일부 있다.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문화체육관광부 [사진=뉴스핌DB]

예술정책관 예술인지원팀 고영진 팀장은 "'검정고무신'의 미배분 수익의 규모 자체는 문체부 조사 과정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한 기업이나 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정산 자료를 근거로 산출을 했다"면서 "기본적으로는 22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저희가 이제 미배분 수익의 액수나 규모를 산출을 했다. 구체적인 금액을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동안 소송이 진행됨에 따라 받고 못 받고 이런 부분들까지 저희가 쭉 다 산출을 해서 이제 수익 규모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고 팀장은 "특정 예술 사업자로 피해 신고인이 특정이 되어 있고 예술 사업자의 수입 규모를 얘기를 하다 보면 전체 사업의 규모 그리고 거기서 발생한 수익 그리고 지출 이런 것들에 대한 노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저희가 영업상 비밀 보호의 필요성을 고려해서 금액은 당사자들에게만 통보하고 있다"고 정확한 피해규모와 미배분 액수를 대외적으로 밝힐 수 없음을 알렸다.

문체부의 특별조사 이후 피신고인에게 내려지는 시정명령·권고·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가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도 나온다. 고영진 팀장은 "미이행 시 최대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그리고 재정 지원의 배제·중단, 시정명령 사실의 공표 이 세 가지 수단이 권리보장법 시행령 상에 명시된 사항"이라며 "과태료 기준 자체도 저희가 일단은 1차, 2차 3차 위반에 따라서 금액이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예술인이나 창작자가 반복적으로 판권, 저작권 문제를 겪는 경우 구제에 대해서도 강제성은 없지만, 이제 시행 1년차를 겨우 맞은 법안에 따라 조치가 이루어지는 만큼 향후 업계의 사정을 반영해 시정될 가능성도 있다.

고 팀장은 "기본적으로는 신고 사건들을 조사해서 처분을 하고 있다"면서도 "저희가 권리 보장 교육이라는 형태로 예술인들이나 예술 사업자들한테 계약 시에 챙겨야 할 사항들을 중점적으로 알리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현재는 부당하다고 신고를 했을 때 구체적으로 결론을 내리는 형태다"라고 했다.

예술인지원팀 최원배 사무관 역시 "이번 건은 예술인들이 신문고에 사건을 신고하면 조사를 진행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가 나왔다. 문체부 저작권국에서도 저작권 법률 위반 센터를 운영해서 재발을 방지하거나 혹은 콘텐츠국에서 제정 중인 문화행정유통법 등을 통해 유통업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식의 접근이 가능하다. 다양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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