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 2분기 인도가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아이폰 5대 시장에 첫 진입하면서 인도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각)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인도는 아이폰 판매량 기준으로 5위 시장에 올랐다.
미국, 중국, 일본, 영국 다음으로 큰 아이폰 시장이 된 인도가 판매량 기준 5위 내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이번 2분기 전년 대비 8% 감소한 상황에서도 (600달러 이상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은 성장을 지속했는데, 애플은 인도 프리미엄 시장 성장으로 수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안킷 마호트라 애널리스트는 인도에서의 아이폰 성장은 유통과 경제성에 초점을 맞춘 회사의 전반적인 전략이 주효했다면서 "특히 우선적으로 인도 프리미엄 시장이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관은 인도 내 애플 아이폰 판매가 2분기 중 전년 대비 50% 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폰이 인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분기 3.4%에서 5.1%로 증가했다.
애플은 지난 2016년 1월 처음으로 인도 정부에 애플스토어 개점을 신청하며 인도 시장 진출을 꾀했지만 인도 정부의 규제와 그간 애플의 '중국 올인' 정책으로 인도 시장 점유율에서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및 안보 갈등이 심화되면서 애플은 탈중국에 속도를 냈고, 작년 9월 출시한 스마트폰 새 모델 아이폰14를 중국과 함께 인도에서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신 제품을 인도에서 생산한 것은 처음이다.
애플은 인도에서 제조와 함께 판매에도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와 수도 뉴델리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인 공략에 나섰고, 팀 쿡 CEO는 직접 인도를 찾아 나렌드라 모리 총리에게 인도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애플이 올해부터 인도에 주력하고 있는 배경은 바로 성장성이다. 인도의 인구는 현재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에 등극하며 강한 소비력을 지닌 나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4월 뭄바이 애플 스토어를 방문한 팀 쿡 CEO [사진=블룸버그] |
◆ 애플 주가도 '장밋빛'
애플이 공을 들인 인도 진출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월가에서는 애플 주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모간스탠리는 인도에 올인하기로 한 애플 전략이 향후 10년간 7배의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목표가를 상향했다.
에릭 우드링 모간 애널리스트는 인도 시장 매출이 현재는 60억달러(약 7조5720억원)로 회사의 외형 성장을 2% 정도 견인했으나, 10년 안에 인도 매출이 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030년까지 인도의 1인당 소득이 2배로 늘면서 향후 5년간 애플 매출 증가의 15%를 차지하고 10년간 애플 생태계에 1억7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늘려줄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가 향후 애플의 성장 원동력이 된다는 가정 하에 모간스탠리는 애플의 목표주가를 종전의 190달러에서 220달러로 상향했다. 특히 강세장이 온다면 애플 주가는 27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투자 전문매체 팁랭크스(TipRanks)에 따르면 애플에 대한 월가의 평균 투자의견은 '강력 매수'로, 31명의 애널리스트 중 24명이 '매수'를 추천했다. 나머지 7명은 '보유'를 추천했고, 매도 의견은 한 명도 없었다.
이들이 제시한 향후 1년 애플의 목표가는 평균 193.57달러였고, 가장 높은 목표가는 240달러, 가장 낮은 곳은 149달러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