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용 기자 = LG그룹에서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전문가를 위한 초거대 인공지능(AI) '엑사원(EXAONE) 2.0'이 베일을 벗었다.
챗GPT 등 현재 각광받고 있는 대화형 AI가 불특정 다수를 위한 B2C(기업과 고객간 거래) 서비스라면, 엑사원은 전문가 집단이 활용할 수 있는 B2B(기업 간 거래)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엑사원 2.0의 유니버스(Universe), 디스커버리(Discovery), 아틀리에(Atelier) 3대 플랫폼 중에서 디스커버리는 신소재·신물질·신약 개발에 AI를 적용하는 것으로, 아직 AI 적용이 미미한 분야에 먼저 발을 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LG CNS,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들이 엑사원 서비스 사업화에 참여해 사업 모델 확장 계획을 밝힌 만큼, 향후 다양한 전문 영역에서 엑사원 적용 및 수익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신소재·신물질·신약 등 AI활용..."신뢰성 강조"
19일 LG AI연구원은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토크 콘서트 2023'을 통해 '엑사원 2.0'을 공개했다. 2020년 12월 AI연구소가 설립된 후 2년반 만에 엑사원 개발 현황 및 향후 AI 개발 로드맵을 밝혔다. 현재 LG AI연구원 인력은 250여명으로, 계열사 핵심 연구개발 인력 및 외부 AI 전문 인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엑사원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가용 AI라는 점이다. 처음 AI연구원을 설립할 당시, LG그룹은 LG화학을 비롯해 LG전자 등 핵심 계열사들이 가진 개발 난제를 AI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향성을 가지고 연구소를 설립했다. 또 이를 활용해 B2B용으로 사업화시키겠다는 목표로 특화 모델 개발에 나섰다.
엑사원2.0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그동안 AI 적용이 미미했던 신소재·신물질·신약 관련 탐색에 AI를 활용하겠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논문과 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 뿐 아니라 분자 구조, 수식, 차트, 테이블, 이미지 등 비(非)텍스트 정보까지 AI에 읽고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심층 문서 이해 기술을 적용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딥러닝은 데이터 부족으로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한계가 컸는데, 우리는 생성형 AI로 대규모 거대 지능을 만들고 소량 데이터만으로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장점을 살려 문제를 풀 것"이라며 "신뢰성이 있어야 산업계에서도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신뢰성 부분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AI연구원은 올해 4분기에 그룹 내 화학 및 바이오 분야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엑사원 디스커버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 엑사원 사업화 "LG CNS·LG전자 등과 함께할 것"
LG 엑사원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LG그룹 차원에서 AI개발에 뛰어들어 핵심 계열사 연구 인력들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가전·화학·배터리 등 전문 계열사에 축적된 지식과 정보, 경험을 활용해 AI 전문성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07.19 choipix16@newspim.com |
구광모 회장은 2018년 회장으로 취임한 후 AI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2020년 12월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LG그룹이 계열사가 아닌 그룹 차원에서 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AI연구원이 처음이다. 구 회장의 초거대 AI 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LG는 향후 5년간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 6000억원을 투자할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배경훈 원장은 "바이오, 케미컬, 파이낸셜, 헬스케어 등 분야를 선점해 먼저 AI를 진행하는 게 중요한데, 관계사들과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만들어 퍼스트 무버 어드밴티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른 빅테크 기업보다 양질의 데이터, 좋은 기술력으로 고객사가 필요로 하는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엑사원의 사업화 과정에 있어 관련 계열사와 적극적인 협업 의지도 드러냈다. 배 원장은 "사업화는 파트너십과 계열사를 통해 모델을 전달하면서 키울 것"이라며 "LG CNS와 LG전자 등 계열사와 함께 이뤄낼 것이고, 우리가 계열사에 엑사원 모델을 전달하면 계열사가 사업화하는 방식으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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