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해마다 장마철 이후 침수차량 부정 거래가 논란 거리다. 중고 매물로 나온 차량중에 침수 이력을 숨기고 거래돼 이후에 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부분침수차까지 침수이력 공개범위를 넓히는 등 침수차 불법유통 방지에 나섰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가 침수되면 엔진 등 주요 기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 특히 전자장비가 많이 들어간 최근 차량은 침수되면 부품 부식으로 안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개인간 거래를 피하고, 부식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까지 차량 침수 피해로 보험사 12곳에 접수된 건수는 1355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에는 8월 집중호우와 9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1만8000건이 넘는 침수차량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처리가 안된 침수차량까지 포함하면 전국에서 수 만대가 일부 수리를 거쳐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된 차량들 [사진=뉴스핌DB] |
자동차관리법에 의해 침수로 전손 처리된 자동차는 폐차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폐차 대상인 차량이 사설 수리 등을 마치고 중고차 시장에 유통될 수 있다. 또 부분 침수된 차량도 수리를 통해 중고차로 시장에 나올 수 있는데, 침수차량은 수리를 받았더라도 차량 내부에 유입된 물로 전자장비 등에 잦은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정부는 현재 침수차 불법유통 방지를 위해 전손 침수차량폐차 의무화, 폐차이행확인제, 중고차 매매업자의 침수사실 고지 의무화, 정비 이력과 중고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 침수이력 기재 등을 시행중이다. 그러나 침수차 중에서도 수리비가 피보험차량 가액을 넘지 않아 일부손해 처리되거나 자기차량손해 담보 특약에 가입 하지 않은 경우는 중고차로 여전히 유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불법유통된 침수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개인간 거래를 피하고 차의 부식상태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로 세척하기 힘든 차량 하부의 주요 전장 부품(ECU·전자제어장치) 등에 표기된 제조일과 차량 제조일을 대조해보고 주요 부품 오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차량 구석구석에 흙먼지가 쌓이거나 부식됐는지,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겼을 때 진흙 흔적 등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침수 이후 안전벨트나 부품 등이 교체됐을 수 있기 때문에 교환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개인간 거래는 정부가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침수차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침수차 피해를 막으려면 보증된 중고거래 업체를 통해 보험사 침수이력 정보나 전문가 조언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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