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교육부가 교권을 침해한 학생에 대한 처분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겠다고 밝히면서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학생부에 개재해 가해 학생에 대한 책임을 강화한다는 것이 교육부 취지이지만, 학생·학부모와 교사 간 소송전이 난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한국노총에서 열린 교사노동조합연맹과의 간담회에서 교권 확립을 위해 '학생부에 기재'하는 제도 개선 방안 추진 방침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최근 서이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2일 오후 서울 청계천 광통교 앞에서 전국교사 긴급 추모행동을 열었다. 참석 교사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7.22 yooksa@newspim.com |
교권침해와 관련한 학생부 기재 기준은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기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교권 강화를 위한 후속조치' 관련 브리핑에서 "교권의 침해한 일부 학생이 다른 학생의 학습권에도 영향을 주고,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학생부에 기재하는 게 학교폭력을 기재하는 수준에서 필요한 제재이며,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월 정부는 학생부에 기재된 학폭 가해 기록이 졸업 후 최대 4년간 보존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학폭 조치 사항 중 중대한 학폭을 일으킨 학생에게 내려지는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전학(8호) 기록을 기존 최대 2년에서 4년으로 보존 기간을 연장했다.
또 학폭의 경우 사회봉사(4호), 특별교육(5호) 조치와 6~7호 조치에 대해서는 졸업 직전 심의를 거쳐 학생부에서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피해 학생의 동의가 있으면 삭제할 수 있게 했다.
학폭 기록은 대입에도 반영된다.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과 같은 수시모집을 비롯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같은 정시모집에서도 반영된다. 2026학년도부터 대입전형기본사항에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교권침해도 학폭의 가해·피해자 명칭만 다를 뿐 처분에 대한 기준은 전체적으로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담임 교사를 추모하는 어린이가 추모메시지를 작성하고 있다. 2023.07.21 mironj19@newspim.com |
다만 교권침해를 학생부에 기재할 경우 학폭과 같이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와 교육단체, 시도교육청의 입장이 각각 달라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 전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교사노조 등은 학생부 기록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전날 조 교육감은 교원단체들과 공동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교육청 차원에서) 교원에 대한 법률 서비스를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개인으로의 교사가 법적 소송에 말려들게 되면 감당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부정적 뜻을 밝혔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가 더 많은 소송에 휘말릴 수 있으며, 교권보호라는 본질이 흐려지고 교사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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