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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소주24' 신세계의 소주 재도전…참이슬 빨간뚜껑 노린다

기사등록 : 2023-07-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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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명 '킹소주 24'로 가닥...24도짜리 희석식 소주
저도주 열풍에 증류주 인기인데...정반대 노선 채택
제주소주 청산한 신세계, 2년 만의 소주 도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신세계그룹이 2년 만에 소주 시장에 재도전한다. 새로운 소주 브랜드명은 '킹소주24'가 유력하다. 소주 도수가 계속 낮아지는 저도주 열풍 속에서 24도 상당의 희석식 고도주로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제품이 출시될 경우 이른바 '빨간 뚜껑 소주'로 불리는 참이슬 오리지널(20.1도)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주류 유통 계열사 신세계L&B는 최근 특허청에 '킹소주24' 상표를 출원하고 신제품 출시 준비에 돌입했다. 앞서 '쎄주24', '부강소주24' 등 상표도 등록했지만 최종 브랜드 명은 '킹소주24'로 가닥을 잡았다.

신세계L&B가 준비 중인 제품은 24도 상당의 희석식 소주다. 킹소주24 브랜드 명에 들어간 숫자 '24'가 도수를 뜻한다. 소주 도수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최근 주류 트렌드와는 정반대 노선을 선택한 셈이다.

신세계L&B는 킹소주24 제품의 마케팅 및 생산 계획 등이 확정되면 과거 푸른밤 소주를 생산하던 제주소주 공장 설비를 활용해 곧바로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앞서 우창균 신세계L&B 대표는 지난 3월 "내년 증류식 소주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증류식 소주의 경우 아직 설비 등을 마련하지 않아 이른 시일 내 생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세계그룹 자회사였던 제주소주의 푸른밤 페트병 [사진=신세계 제공]

신세계그룹이 국내 시장에 소주를 내놓는 것은 2020년 제주소주 사업을 철수한 이후 2년 만이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주도로 제주소주를 인수하고 희석식 소주 '푸른밤'을 선보였지만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사업을 접었다. 제주소주 법인 청산 이후 제주공장은 신세계L&B에 귀속됐고 지난해 말부터 제주소주 공장에서 수출용 과일소주 생산 및 수출을 시작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킹소주24' 네이밍을 등록하고 한정 수량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 등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기존 설비를 활용해 생산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류식 소주는 준비하고 있지만 연내 출시는 어렵고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신세계L&B가 준비 중인 고도수의 희석식 소주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는 소주에 토닉워터를 섞어 도수를 낮춰 마시는 등 저도수 음용 트렌드가 더욱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 주류코너의 모습. 2022.02.21 pangbin@newspim.com

현재 시판 중인 주요 희석식 소주의 도수는 대부분 16도대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 진로 이즈백은 각각 16.5도, 16도,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과 새로의 도수도 각각 16.5도, 16도 수준이다.

가장 도수가 높은 희석식 소주는 이른바 '빨간 뚜껑 소주'라 불리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오리지널'이다. 참이슬 오리지널의 도수는 20.1도로 신세계L&B가 준비 중인 24도 소주 대비 낮다. 사실상 경쟁제품이 참이슬 오리지널 1종 뿐인 틈새시장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장 가능성이 아주 높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하이트진로의 전체 소주 매출에서 '참이슬 오리지널' 비중은 10% 수준에 그치는 등 고도수 희석식 소주의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

또 최근에는 고도수 소주의 자리를 원소주 스피릿(24도), 일품진로(25도), 화요(17·25·41도) 등 프리미엄 증류주가 꿰차고 있다. 증류식 소주 인기가 높아지면서 편의점 업체들이 자체 PB상품을 내놓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소주 시장에 저도화 추세가 심화되고 있고 고도주로는 희석식 보다 증류주를 찾는 경향이 늘었다"라며 "24도짜리 희석식 소주는 다른 업체들이 안하는 분야이긴 하지만 어딘가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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