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지나 기자] |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올해는 특별하게 한국에서 언팩을 합니다!". 삼성전자의 말에 낙심했다. 아니요. 전혀 특별하지 않습니다. 일주일에 한두번은 오고가는 코엑스, 하루 업무를 끝내고 저녁 야근까지 하면서 코엑스에서 열리는 언팩을 커버해야 한다니. 한국 기자 입장에선 전혀 특별할 것이 없는 삼성전자 언팩의 한국 개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그렇게 도착한 언팩 행사장.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예상치 못하게 BTS 팬들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10시간 동안 이 자리에 있었다고? BTS 멤버 중 슈가가 삼성전자 언팩 행사장에 온다는 소식이 팬들 사이에 퍼지며 한국에 있는 세계 각국의 BTS 팬들이 몰려든 것이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갤럭시 제품 광고에 BTS를 광고모델로 삼고 있다.
중국인이라는 이 팬은 "보통 언팩은 미국에서 하는데 이번엔 서울에서 한 것은 BTS 팬으로선 의미가 있죠. 갤럭시폰을 쓰고 있진 않는데 슈가가 행사장에 방문하는 만큼 이번엔 갤럭시 폰을 써보려고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BTS 팬이라는 찬 무 씨는 "주변공간을 한국적, 전통적인 것으로 꾸며놓아서 디자인적으로 예쁜 볼거리가 많아요. 지금 갤럭시폰 구형을 쓰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신제품으로 바꿔보려고요."라며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제서야 특별하지 않았던 언팩의 특별함이 눈에 들어왔다. 광고판 속 90도 각도로 접힌 폴더블폰 사이에 '환영해요(Welcome)'이란 한글 문구가 적혀 있고, 언팩 포토존에 적힌 '언팩' 단어는 남산타워와 전통문으로 장식돼 있다. 한국 기자에겐 특별하진 않지만 세계인들에겐 특별할 수 있는 작고 섬세한 것들. 이번 언팩에 공을 많이 들였다던 삼성 홍보 직원의 말이 떠올랐다.
그동안 삼성전자 갤럭시 신제품 전략이 로컬 이미지를 지우고 글로벌로 뻗어나가기 위해 미국에서 언팩 개최 등의 방식으로 해외 마케팅에 공을들였다. 반면 올해 언팩이 특별한 이유는 오히려 한국이란 로컬의 이미지를 덧씌워 폴더블폰 종주국으로서 이미지를 굳혀나간다는 전략을 처음으로 한국 언팩 개최를 통해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 전략이 세계인들에게 어떻게 특별하게 먹혀들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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