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흑해 수출길이 막힌 우크라이나 곡물을 육로로 우회해 수출하는 방안을 두고 유럽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유럽연합(EU) 농업장관회의 후 야누시 보이치에호프스키 EU 농업담당 집행위원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수출물량 거의 전부를 '연대 회랑(Solidarity Lanes)'을 통해 수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EU 회원국의 철로 및 도로를 거쳐 수출하는 연대 회랑은 지난해 5월부터 EU가 운영해 온 우크라이나 곡물의 우회 수출로로, 이미 지난 1년간 4100만t의 우크라이나 곡물이 EU 연대 회랑을 통해 수출됐다.
보이치에호프스키 위원은 "우크라이나의 월 곡물 수출량은 약 400만t 규모인데, 이미 지난해 11월에 EU 연대 회랑으로만 400만t을 수출한 적이 있다"면서, 흑해 수출길이 막혀도 EU 연대 회랑을 통하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에 지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대 회랑 주요 구간에 위치한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자국산 곡물가격 하락에 따른 농민 반발로 반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들 국가는 앞서 지난 4월부터 우크라이나산 일부 곡물의 직접적인 자국 반입을 금지하고 제3국으로 수출되는 통과 물량의 경유만 허용하는 한시적 조치를 적용해달라 요청했고, EU도 5개월 기한을 조건으로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국가들에 대한 EU 보조금뿐만 아니라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의 경우 가을 투표를 앞두고 표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우회로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흑해곡물협정 종료를 선언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에 이어 흑해 대체 수출로인 다뉴브강까지 타격하면서 국제 소맥(밀) 선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 곡물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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