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극단적 선택을 서울 서이초 교사 유족들은 29일 "경찰이 개인 신상 문제로 몰아 본질을 흐리고, 서이초는 사건을 은폐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교육계에 따르면 서이초 교사 유족 측은 '서이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그간 동료 교사들의 증언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며 "새내기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강남서초교육지원청은 극단적 선택을 한 서초구 서이초 교사의 추모 기간을 서이초 헌화 공간에 이어 오는 28일까지 추모 분향소를 운영한다. 25일 오후 한 학생이 애도와 추모의 글을 유심히 보고 있다. 2023.07.25 leemario@newspim.com |
유족들은 "이른바 '금쪽이'들의 돌발 행동과 학생들 간 폭력사건(연필 사건), 학부모의 악성민원으로 인해 고인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면서 "그럼에도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첫째, 경찰은 학교에서의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한 채 개인 신상 문제로 몰아 언론사 등에 흘렸고, 심지어 유족의 판단까지 흐리게 했다"며 "둘째, 서이초 측이 낸 입장문에 왜 핵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는 '7.12 연필사건'이 누락됐는가"라고 물었다.
고인의 학급에서 지난 12일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긁는 일명 '연필 사건'이 발생했다. 서이초 측은 앞서 20일 발표한 '본교 교사 사망 사안 관런 첫 입장문'에 "해당 학급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학생 간 사안은 학교의 지원 하에 발생 다음날(19일) 마무리 됐다"고 적었다가 최종적으로 공개한 입장문에서는 해당 문구를 삭제했다.
이와 관련, 유족들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찰은 사건 본질을 조작했고, 학교에서는 사건의 핵심 내용을 은페한 것"이라며 "관계 기관은 이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청 자료에서 드러났듯이 고인은 '연필 사건' 이후 관련 학부모의 전화와 악성 민원에 집중적으로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받았다"며 "이번 서이초 사건에 대한 한점 의혹 없는 명확한 진상 규명과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재발방지 대책 마련 돼 다시는 고인과 같은 억울한 죽음이 학교에서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앞서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숨진 교사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학교에 총 10차례 상담을 신청했다. '연필 사건'과 관련된 것이 2차례였고, 숨진 교사는 상담에서 "학부모가 개인 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1학년 담임으로 근무하던 고인은 지난 18일 오전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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