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신도경 인턴기자 = 코로나19 일별 신규 확진자가 6개월 만에 5만명대에 진입했다.
이달에 종합병원과 요양원 등 취약시설까지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하려던 방역당국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5~31일까지 일주일간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4만5529명을 기록했다.
25일 일별 신규 확진자는 5만814명을 기록해 5만 명대에 진입했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만명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1월 (5만4315명)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7월 코로나19 로드맵 2단계 조정을 결정했다.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하향 조정하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오는 3일까지 기관 및 단체와 개인 의견을 수렴해 8월 중순부터 시작할 계획이었다.
코로나19 로드맵 2단계 시행될 경우 코로나19는 독감처럼 4급 감염병에 속한다. 코로나19 진료 역시 일반의료체계로 전환된다. 이에 따라 병원급 의료기관과 요양시설 등 감염 취약 시설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될 예정이다. 보건소 선별진료소 운영, 확진자 발표와 사망자 집계도 중단된다. 60세 이상 또는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 위주의 핵산증폭검사(PCR) 지원은 유지하나 신속항원검사(RAT) 지원은 종료된다.
◆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5만명대…1~2개월 유행 지속될 것
현재 코로나 확산세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출현, 백신 면역력 감소, 지난 6월 정부의 확진자 격리 의무 해제, 여름철 날씨 등이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에서 유행하는 변이는 오미크론 XBB 계열이다. XBB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변이와 비교해 면역 회피력이 강하고 전파력이 강하다. 이에 따라 신규 확진자의 42%가 재감염자로 나타나고 있다.
백신 면역력이 감소하는 현상도 원인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젊은 사람들은 백신을 언제 맞았을지 모를 정도"라며 백신 효력이 없어졌다고 평가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상 회복 단계로 들어가도 바이러스는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한 뒤 "반면 백신 접종 면역력도 감소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즉 바이러스 등장 주기랑 면역 감소 주기가 엇갈리는 가운데 마스크 의무 해제로 방역 수준이 무장 해제되자 5~7개월 주기로 유행성이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1~2개월 정도 지속될 전망이다.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산 주기는 두달 사이 급격하게 올라갔다 두 달사이 급격하게 내려오는 패턴이었다. 정 교수는 "XBB 변이 바이러스가 현재 한 달째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1~2달 사이 유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날씨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하는 가운데 9월 학교가 개학하고 기온이 떨어질 경우 사람들이 실내에 모일 경우 코로나 확산세는 증가할 수 있다.
오미크론 당시 국민 전체의 50% 수준에서 감염됐다면 이번 확산세로 국민의 10~15%가 감염될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10~15% 수치는 면역 수준, 면역력으로 보호받는 시민 수, 감염 예측 수, XBB 면역 회피력 등을 토대로 측정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감염 수치는 확진자로 평가받지 않고 사후 자료로 확인하기 때문에 정확한 예상 수치는 아니다. 정 교수는 "오미크론 당시보다 낮지만 감염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료=질병관리청] 2023.08.01 sdk1991@newspim.com |
◆ 당국, 병원급 마스크 착용 완전 해제 시기 조정…전문가 의견 엇갈려
복지부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로드맵 2단계 조정 시행을 8월 중순에서 8월 말로 늦추는 방안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국민 불안감을 낮추기 위해서다.
당국이 추진하는 병원급 마스크 착용 의무 해지에 대해 전문가 의견은 엇갈렸다. 정 교수는 "병원에서 마스크 권고는 당연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법적 처벌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며 마스크 의무화 완화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김 교수는 당국의 완화 조치가 이르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망자 수가 13명"이라며 "당국은 한 사람의 목숨도 소중히 해야 한다"고 했다. 당국이 추진하는 감염병 4급은 엔데믹 수준이다. 그는 "엔데믹은 겨울에만 유행해야 하는데 여름에 코로나19가 확산되는 현상은 아직 엔데믹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것"이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5,174명으로 231일만에 최저치를 보인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으로 검사를 마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2023.02.13 pangbin@newspim.com |
확진자 발표와 사망자 집계도 중단하는 표본 감시체계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당국은 선진국이 표본 감시체계로 이미 전환했기 때문에 전환을 고려해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정 교수도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국민이 불안한 시기에 정책을 굳이 밀어붙일 필요가 없다"며 정책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선진국 대비로 결정한 문제가 아니라 한국 감염자 통계를 우선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일본처럼 집계를 안할 경우 확진자가 발생하지만 모르는 '깜깜이 확진자'가 늘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방역 당국은 의료대응 상황 등을 지켜보고 있다"며 "감염병 등급 하향에 대한 결정"을 신중히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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