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임성근(소장·해사 45기) 해병대 1사단장이 수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순직한 채수근(20) 상병 인명 사고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단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일 해병대에 따르면 임 사단장은 채 상병 순직 때부터 이러한 뜻을 주위에 얘기했고, 지난 7월 22일 영결식 당일에도 "이거 다 내 책임인데, 내가 다 책임져야 되는데, 참 이상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임 사단장은 "내 부하들이 책임지는 것보다는 내가 모든 걸 다 책임져야 한다"고 여러 차례 주위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주요 지휘관들이 2023년 7월 20일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차려진 고(故) 채수근 상병 분향소에서 분향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임 사단장은 "해병대 부하들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부하들을 선처해줬으면 한다"고 주위에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은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7포병대대 소속이다. 이번 집중 호우 때 재난 대응을 위해 편성된 1사단 예하 2신속기동부대 일원으로 경북 예천에 투입됐다가 지난 7월 19일 급류에 휩쓸려 안타깝게 순직했다.
채 상병 순직 이후 구명조끼 착용부터 현장 안전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현장 지휘관과 작전통제를 담당한 신속기동부대장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됐다.
사단장은 사단 소속 병사의 인명 사고가 나면 해당 부대의 최고 지휘관이자 부대장으로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서 형사 처벌과 별개로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해병대가 2023년 7월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 체육관에서 고(故) 채수근 상병 영결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임 사단장은 평소 강단이 있고 해병대에서 작전계획과 연합작전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빈틈없는 일 처리와 자기 관리가 깔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병대 안팎에서는 이번 대민지원 작전 인명사고로 인해 조직이 더 단단해지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인식과 제도를 정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해병대는 채 상병의 순직을 슬퍼할 겨를도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해병대에 쏟아진 비판과 지적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작지만 강한 해병대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더 단단한 해병대가 될지 주목된다.
해병대는 지난주까지 이번 사고 경위를 자체 조사했다.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를 관할 경찰인 경북경찰청으로 이첩한다. 군인 사망 사건은 지난해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민간 수사기관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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